역대정부 처음 6.25참전유공자 靑 초청, “평화로운 한반도 만드는 것이 보답”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낮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군과 유엔군 참전유공자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낮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군과 유엔군 참전유공자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25전쟁 참전유공자들을 만나 “6.25는 비통한 역사이지만, 북한의 침략을 이겨냄으로써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켰고 전쟁의 참화를 이겨내려는 노력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군 참전유공자 141명과 유엔군 참전용사 재방한 사업으로 한국을 방문한 미군과 교포 참전용사 37명 등 참전유공자와 유가족 182명을 청와대에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전쟁의 참화에 맞서 이긴 여러분이 계셨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6.25는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이 함께 전쟁의 폭력에 맞선, 정의로운 인류의 역사”라며 “69년 전 세계 22개국 195만 명의 젊은이들이 전쟁이 발발한 대한민국으로 달려왔다. 그 중심에 미국이 있었다. 가장 많은 장병이 참전했고, 가장 많은 희생을 치렀다”고 미군과 유엔군의 한국전 참전의 의미도 얘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그 숭고한 희생을 기려 워싱턴 한국 참전 기념공원에 ‘추모의 벽’을 건립할 예정이다. 한미 양국은 동맹의 위대함을 기억하며 누구도 가보지 못한 항구적 평화의 길을 함께 열어갈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유엔의 깃발 아래 함께 했던 195만 영웅들의 헌신을 변함없이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은 6.25 70주년이 되는 해다. 1953년 7월 27일, 전쟁의 포연은 가셨지만 아직 완전한 종전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두 번 다시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 국내외 참전용사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는 진정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전용사들이야말로 누구보다 평화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고 계실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주시고 애국의 참된 가치를 일깨워주신 모든 참전용사들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오찬 간담회에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로버트 에이브람스 유엔군사령관, 박한기 함참의장 등 한미 양국의 정부 및 군 고위 관계자도 함께했다. 6.25전쟁 참전유공자를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가진 것은 역대 정부 처음이다.

행사에 앞서 팡파르단과 군악대 연주가 진행되는 가운데 3군 의장대 180명이 도열해 참전유공자를 최고의 의전으로 이들 참전유공자들을 맞이했다. 행사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해 주신 여러분께」라는 주제로 리틀엔젤스의 환영 공연을 시작으로 전우에게 보낸 편지 낭독, 감사공연 순으로 진행되었다.

행사에서 6.25전쟁 당시 프랑스 대대에 배속되어 화살머리고지 전투에 참전한 박동하 선생(94세)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나의 전우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박동하 선생은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후 당시 밤새도록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다 전사한 전우의 시신을 수습하던 때를 회상하며, 최근 화살머리고지 유해 발굴 소식에 기대감을 전했다.

또 부산 용문초 6학년에 재학 중인 캠벨 에이시아(13세)는 ‘만나고 싶었습니다’라는 주제로 TED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 6.25전쟁에 참전하게 된 이야기를 현장감 있게 전달했다. 캠벨 에이시아는 캐나다인과 한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났으며, 꼬마 보훈외교관으로 6.25전쟁과 유엔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홍보했다.

독립유공자이자 미국 역사상 최고의 전쟁영웅 16인에 선정된 고 김순권 선생의 아들로 전후 전쟁고아 등을 보살핀 고 김영옥 대령의 아름다운 이야기, 학도병으로 영덕 장사상륙작전에 참전한 유병추 선생, 간호장교 박옥선 여사와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경찰 화랑부대 고 임진하 경사 등 6.25전쟁 참전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조명했다.

미 해병 제1사단 소속으로 인천상륙작전, 장진호 전투와 흥남철수작전에 참가한 조셉 W. 벨란저(89세) 씨는 이 자리에서 “한국의 발전상이 놀랍고, 흥남철수작전에 참가했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대통령을 만나니 감회가 남달랐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초청된 참전유공자들에게 대통령 서명 시계와 건강식품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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