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지난달 발생한 한빛원전 1호기의 열출력 급증 사고는 근무자의 계산 오류와 제어봉 조작 미숙 때문에 발생했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는 24일 오전 전남 영광방사능방재센터에서 ‘한빛1호기 사건 특별조사’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10일 오전 정기 검사 중인 한빛 1호기에서 열출력이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해 원안위에 보고했다. 원안위는 이날 규정 위반 정황을 확인하고 한수원에 원자로 수동 정지를 명령했으며, KINS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시작했다.

지난달 20일 KINS의 사건조사 과정에서 무자격자가 원자로를 운전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에 원안위는 특별사법경찰을 포함하는 특별조사를 실시했다.

특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한빛1호기의 열출력이 급증한 원인은 직원의 반응로 계산오류 때문이다. 시험 중 원자로 제어봉을 조작하는 그룹 간의 위치편차가 발생했고, 정비부서 직원이 합류해 이를 조정했다.

이후 시험을 재수행하기 위해 제어봉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1개 제어봉이 12단 편차를 가지고 인출됐는데, 당시 근무자들은 편차 해소를 위해 66단에서 100단까지 한 번에 인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열출력이 18%까지 급상승한 것이다.

당시 근무자들은 제어봉의 위치편차 해소를 위해 100단까지 과도하게 인출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직원이 잘못된 반응도를 계산해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제어봉 제어능 측정법을 14년 만에 ‘붕소희석 및 제어봉 교환법’으로 변경됐는데, 반응로를 계산한 원자로차장은 기동경험이 처음이었고, 이를 보완하는 교육훈련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제어봉 시험 초기에 발생한 두 그룹의 위치편차는 제어봉 조작자의 조작 미숙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어봉을 2회 연속 조작해야 하지만 한 그룹에서 1회만 조작했던 것이다.

제어봉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제어봉 고착 현상은 걸쇠 오작동(래치잼)이나 불순물(크러드) 침적에 의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특별조사단은 원자로헤드를 열고 제어봉 구동장치에 대한 육안점검도 추진하기로 했다.

특별사법경찰은 제어봉 제어능 측정시험 중 무자격자가 원자로조종감독면허자의 지시·감독 없이 원자로를 일부 운전한 사실을 확인했다. 측정시험 중 원자로 열출력이 5%를 초과하게 되면 즉시 수동정지를 해야 하나, 당시 근무자들이 즉시 정지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아울러 약 13시간 동안 제어봉 시험을 진행하며 3개 근무조가 참여했지만, 근무자 교대마다 꼭 해야 하는 작업 전 회의는 1개 근무조만 했다는 것도 발견됐다.

그러나 원자로 냉각제 핵연료 손상 시 발생하는 제논(Xe), 크립톤(Kr), 요오드(I) 등의 방사능 준위변화를 확인한 결과 핵연료 손상의 징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안위는 향후 제어봉 구동설비 건전성, 안전문화 점검 등에 대한 추가 조사와 함께 재발방지대책을 포함하는 종합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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