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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박근혜 신당’을 모의하는 정치인들

 

박근혜 신당을 다시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친박의 핵심 인물이었던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이 대한애국당과 함께 하겠다고 선언했다. 조만간 자유한국당을 탈당하여 공동대표를 맡게 될 것이라 한다. 홍 의원은 대한애국당 집회에 참석해서 “여러분들이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와 함께 당당하게 청와대로 입성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야말로 황당한 얘기이다. 박근혜는 국정농단의 죄를 지어 감옥에 갇혀있을 뿐 아니라 우리 헌법은 대통령 단임제에 따라 한번 대통령을 지낸 사람은 다시 출마할 수 없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장차 박근혜와 함께 청와대에 입성하겠다고 한다. 어떻게 하겠다는 것일까.

물론 홍 의원은 사학재단인 경민학원을 통해 75억원대 불법자금을 수수하고 횡령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다음 총선에서 공천탈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얘기되어 왔다. 그래서 그의 탈당은 소신 이전에 대한애국당에 가서 비례대표 공천을 받으려는 목적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그런 정치인의 말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국당 조원진 대표의 말을 듣노라면 이들이 나름대로 진지하게 꿈꾸고 있는 것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내년 총선은 '문재인 대 황교안' 이 아니다. 권력을 찬탈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만이 문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다. 내년 총선은 '문재인 대 박근혜'다." 탄핵 당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를 내년 총선에서 야권의 중심인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허황된 소리로 들리지만, 국회의원 가운데 박근혜 신당을 꿈꾸는 인물이 둘은 된다는 얘기다.

홍문종 의원은 장차 많으면 40~50명의 한국당 의원들이 탈당에 동조하리라 생각한다고 주장했지만, 21대 총선을 앞두고 그런 무모한 모험을 할 의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태극기부대와 행동을 같이해온 김진태 의원 같은 사람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신당은 어떤 식으로든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원진 대표는 당명을 '신공화당'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아예 박정희-박근혜를 계승하는 신당을 만들어 지지층 결집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이같이 어처구니없는 정치행보에 동조해줄 국민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새로운 역사의 흐름 속에서 퇴장해야 할 극우적인 정치세력이고, 구심이 될 인물을 잃은 그들의 마지막 몸부림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내년 총선에 나설 경우 아직도 남아있는 박근혜 지지자들의 표를 어떤 식으로든 모아갈 가능성은 열려있다. 이들은 당선은 어렵더라도 보수야권 표의 분열 속에서 자신들의 입지 확보를 위한 거래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었을 경우, 박근혜당을 표방하는 정당이 다시 원내에 교두보를 마련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아무리 그래봐야 박근혜를 내건 신당이 지지를 넓혀가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촛불 시민혁명을 이루어냈던 우리 국민이 선거를 통해 심판할 것이다. 하지만 박정희를 계승하고 박근혜를 다시 앞세우려는 정치세력이 만들어진다는 자체가 우리 국민을 모욕하는 일이다. 모든 역사에는 역사의 직진을 가로막으려는 반동이 출현한다.

지난 2017년에 실시된 독일 연방의회 선거에서는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대안당)’이 처음으로 연방의회에 진출했다. 13.3%의 득표율로 94석을 얻어 원내 제3당을 차지한 대안당은 “독일 국민은 두 차례 세계대전에서 독일 군인의 업적을 자랑스러워 할 권리가 있다”고 발언하는 등 공공연하게 나치 독일군을 찬양하는 언행을 지속해온 나치 추종자들의 정당이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나치를 추종하는 극우정당의 발호를 낳았다는 사실, 우리도 남의 나라 일로만 생각할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용서해서도 잊어서도 안되는 일들이 가끔씩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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