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대화의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고 남북 또 북미 간 대화를 계속하기 위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남북 간,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며 남북미 대화 복원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전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열린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향후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진행에 대한 질문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나서 대화가 교착상태가 아니냐는 염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이미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2017년 11월 이후 지금까지 1년 6개월 이상 북한으로부터 핵실험이나 중장거리 미사일 같이 국제사회를 긴장시키는 도발이 없었다. 남북관계는 서로 무력 사용을 금지하고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그에 따라 남북의 군사적 긴장이 매우 완화됐다”고 얘기했다.

이어 “북미 간에도 미국의 대통령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와 직접 만나서 비핵화를 담판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 두 번의 정상회담을 진행했다”며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교착국면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서로의 신뢰와 대화의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니니스퇴 대통령의 북미 중재 노력과 3차 북미정상회담 장소 주선 여부의 질문에 “핀란드는 작년에 두 차례 남북미간의 트랙2(two) 대화의 기회를 마련해 남북미 간의 이해가 깊어지도록 도움을 주신 바가 있다”며 “니니스퇴 대통령은 한국 정부 입장을 강력히 지지하면서 필요할 경우 계속 기여해주겠다는 약속을 하셨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어 “핀란드는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의 회담을 주선한 바가 있다”며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북미 간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제3국의 주선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혹시 도움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핀란드에 도움을 청하겠다”고 답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핀란드는 EU 회원국으로서 EU의 정책을 따른다. 그리고 핀란드가 앞으로 EU의 이사회 이사국이 되면서 EU가 어떻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지할 수 있을지 많은 논의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아무런 구체적인 제안이 없다”며 “핀란드는 언제나 외교적인 지원을 할 준비가 마련돼있다. 필요에 따라 도움이 필요하다면 항상 준비돼있다”고 했다.

또 니니스퇴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한반도평화 정책에 향후 지지여부에 대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몹시 어려운 문제”라면서 “핀란드가 앞으로 EU 이사회 의장국이 되면 어떻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지할 수 있을지 많은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열린 단독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려는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우리 한국 정부의 노력을 핀란드 정부가 일관되게 지지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지난해에는 두 차례에 걸쳐 ‘남북미’ 간의 트랙2 대화의 장을 마련하셔서 3국 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을 주셨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두 차례의 ‘트랙 2 대화’는 지난해 3월 핀란드에서 열린 남북미 3국 간 ‘반관반민’ 대화와 지난해 10월 핀란드에서 열린 남북미중 4국 간 ‘반관반민’ 대화를 얘기한 것이다. 언론은 이들 반관반민 대화를 1.5트랙를 사용하지만 학계에서는 ‘트랙2’라는 용어를 쓴다. 문 대통령은 핀란드가 지난해 남북미 반관반민 대화에 힘쓴 부분을 언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