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했다고 통계청이 4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했다고 통계청이 4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째 0%대를 기록했다. 최근 5년여 만에 처음 있는 현상이다. 다만 유류세 인하 폭 축소와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전월보다는 0.2% 올랐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05(2015년=100)로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지난 1월 0.8%, 2월 0.5%, 3월 0.4%, 4월 0.6%에 이어 5개월째 0%대 상승률을 기록한 셈이다. 이는 2015년 2월∼11월(10개월) 이후 최장 0%대 기록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보다 1.2% 상승해 전체 물가를 0.09%포인트 끌어 올렸다. 하지만 채소류와 수산물은 각각 9.9%, 1.3% 하락해 전체 물가를 0.15%포인트, 0.02%포인트 끌어내렸다. 또 찹쌀(21.5%), 현미(20.3%)는 크게 상승했지만, 무(-48.5%), 배추(-33.3%), 감자(-30.5%) 등은 크게 하락했다.

공업제품은 0.3% 상승해 전체 물가를 0.09%포인트 밀어 올렸지만, 석유류는 1.7%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08%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냈다. 국제유가가 전년보다는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월과 비교한 석유류 가격은 휘발유가 6.5% 오른 것을 포함해 5.8% 상승했다.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된 영향이 반영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15%를 적용하던 유류세 인하폭을 지난달 7%로 축소한바 있다.

서비스 물가는 0.8% 상승했다. 전체 물가를 0.45%포인트 올렸다. 서비스 물가는 4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1999년 12월 0.1% 상승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집세는 0.1%, 공공서비스가 0.2% 각각 하락한 여파다. 무상급식은 외식 물가를, 무상교육은 공공서비스 물가를 낮췄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석유류 가격이 (지난해보다) 하락했고 내수 부진과 무상교육 확대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유류세 인하 폭 축소와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월보다는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없었다면 소비자물가가 0.1∼0.15%포인트 더 낮았을 것”이라며 “지난해 폭염이 있었지만, 올해는 날이 따뜻해 농축산물 가격이 안정됐다”고 덧붙였다.

또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정의로는 소비자물가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야 디플레이션이라고 한다”며 “복지 정책이나 석유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 영향을 제외하면 우려는 전혀 없다”고 전망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