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내 ‘안철수-유승민 연합군’과 손학규 대표를 필두로 하는 당권파가 하태경 최고위원의 징계논의를 두고 내전을 이어가면서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심화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하태경 최고위원의 ‘노인 폄하’ 발언을 두고 징계여부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에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 등 5명은 송태호 윤리위원장을 경질해야한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는 송태호 윤리위원장이 손 대표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이사장이기 때문에 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논의가 ‘정치적 징계’라는 주장이다.

유승민계는 ‘징계 논의가 편파적’이라며 공세를 가했고 안철수계는 ‘정병국 혁신위원회’ 관철을 위해 유승민계와 손잡고 손 대표를 압박하고 나선 형국이다. 

오 원내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 5인의 찬성으로 윤리위원장 불신임 요구서를 당대표에게 제출한다. (손학규 대표는) 새로운 윤리위원장 후보를 최고위위원회에 추천해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그는 “당대표를 비판한 하태경 최고위원은 징계절차에 회부한 반면 전 공동대표인 유승민 의원을 향해 ‘꼭두각시 데리고 한국당으로 돌아가라’고 막말한 이찬열 의원은 면죄부를 줬다”면서 “송태호 윤리위원장이 이언주 의원 중징계에 이어 이번 하태경 최고위원 징계까지 손 대표 관련 사안마다 편파적으로 공정성·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은희 최고위원도 “손 대표와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이 윤리위원장”이라면서 “제 식구 감싸기, 제 식구 편들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당권파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지금 발언은 송 위원장과 윤리위에 하 최고위원을 징계하지 말라고 압력 넣는 것”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손 대표 역시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윤리위는 독립·중립 기구로 공정한 결정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논평하지 않겠다”고 ‘편향성’ 주장을 일축했다.

▲안·유 연합 ‘공동대응’...바른미래, 끝없는 내전
결국 안-유 연합과 당권파 간 갈등이 지속됨에 따라 안-유 연합은 오는 4일 의원총회에서 안철수계의 ‘전권 혁신위원회’에 대한 지지선언 등 공동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승민계가 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다음 총선의 불이익을 주려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는 만큼 손 대표의 당헌·당규 위반 사례를 모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의 ‘반격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유 연합군'은 4일 오전 열리는 의원총회에서도 안철수계가 주장하는 '전권 혁신위원회' 안에 대한 지지선언 등을 놓고도 공동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당권파 내에선 하 최고위원의 ‘노인 폄하’ 발언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중징계를 가해야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안-유 엽합과 당권파의 힘겨루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