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통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 이용...투자자 불안↑

[폴리뉴스 임지현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에 한국이 동참할 것을 요청한 사실이 전해지자 23일 LG유플러스의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G유플러스는 6.35% 급락한 1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화웨이에 자국 내 거래 제한 조치를 내린 미국 정부는 동맹국에도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압박해 왔는데 한국에도 동일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파나소닉, 영국의 EE 등의 기업이 이미 이 회사와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해 한국정부와 기업도 미국 정부의 ‘화웨이 아웃’ 요청을 마냥 거부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에서도 특히 LG유플러스는 5G 구축에 국내 이통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제품을 이용하고 있어 화웨이의 고립이 심해지면 수급에 악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LG유플러스 네트워크부문장은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09’에 참석해 3월 기준 구축되는 1만5000여 개의 기지국에 사용된 장비의 95%가 화웨이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LG유플러스의 5G망 중 서울, 수도권 북부, 강원도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더해 한 언론사의 보도는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조선일보는 23일 미 국무부 관계자가 최근 우리 외교부 당국자를 만나 LG유플러스를 지목해 “이 통신사가 한국 내 민감한 지역에서 서비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최종적으로 한국에서 화웨이를 전부 아웃시킬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화웨이 사태로 LG유플러스가 악재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안타 증권의 최남곤 연구원은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해 화웨이가 기지국을 더 이상 공급하지 못할 경우에는 타 파트너사로 대체하는 형태의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일단 올해까지 구축될 기지국에 대해서는 전량 납품 마무리 된 것으로 파악되며 문제가 발생한다면 2020년 이후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0년 이후 (기지국을) 삼성전자로 대체할 경우 투자비는 기존의 2조 원에서 2조1000억 원~2조2000억 원 수준으로 증가하고 감가상각비는 기존 추정 대비 최대 약 300억 원(2020년), 500억 원 (2021년), 700억 원(2022년) 증가한다”며 “이는 2020년 영업이익 전망치의 약 3%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현재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하나금융투자의 김홍식 연구원은 오히려 LG유플러스의 주식 매수를 추천했다.

그는 “이번 화웨이 사태로 인해 LG유플러스가 실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그 이유는 ▲3.5GHz 커버리지 계획상 2분기 이후엔 삼성/노키아/에릭슨으로 5G 장비 업체의 변동이 예정된 상황이고 ▲네트워크장비 부품의 경우 화웨이가 6개월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상거래 관행 및 법적 분쟁 소지 발생 가능성을 감안할 때 미국 IT 업체들이 기존 P/O(Purchase Order) 발생분까지 취소할 가능성은 희박해 화웨이가 최소 1년 이상의 네트 워크장비 부품 재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2019년 이후 2022년까지 장기 이익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고 ▲5G 가입자 추세로 볼 때 올해 6~7월 이동전화 ARPU(가입자 1명이 지불한 평균금액) 반등 가능성이 높으며 ▲ARPU의 반등이 확인될 시 탄력적인 주가 반등이 예상되고 ▲현 경영진 성향을 감안할 때 과거와 같이 무분별하게 과다한 비용을 지출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매력적인 투자처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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