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판문점 정상회담 환송행사 직전 암전 15~20초”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사진=CBS방송]
▲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사진=CBS방송]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에 답방할 경우에 대한 행사 준비는 이미 많이 해 놨다”며 국민들이 놀랄 이벤트도 마련됐다고 밝혔다.

탁 위원은 이날 오전 CBS방송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 서울 답방이란 역사적인 행사기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이 자리에서 어떤 기획을 하고 있다 혹은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건 적절치가 않은 거 같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김 위원장이) 아주 구체적으로 올 것 같다고 얘기했을 당시에는 제가 또 청와대 안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라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준비는 다 해 놓은 상태”라며 “올지 안 올지는 모르겠지만 올 수 있다는 가능성만 있어도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준비해야 한다. 이게 내일 온다고 해서 오늘 준비하면 될 일이 아니다”고 했다.

행사기획 준비할 때 깜짝 놀랄 만한 이벤트가 있었느냐고 묻자 “있다. (실제 답방시) 같은 내용이 될지 다른 내용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국민 여러분들께서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북측 지도자가 남쪽에 온다는 게 역사적 사건이기에 환영 수준이 아니라 남북평화를 위해 아주 구체적이고 감동적인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장면은 준비를 해놔야 했다”고 털어놨다.

탁 위원은 또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로 “환송 행사”를 꼽으며 건물 벽에 사진과 영상을 재현한 ‘미디어파사드’를 설명한 뒤 “행사를 기획했던 사람으로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미디어파사드의 내용이나 도보다리 회담보다는 미디어파사드에 들어가기 전 양 정상 내외가 자리에 착석을 하고 제가 한 15초 정도 암전을 시켰던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크게 인지를 못했을 텐데 남북의 정상이 옥외에 앉아 있는 상황에서 모든 불을 다 끄고 암흑의 시간에서 15초, 20여 초 정도를 가만히 있었다는 거는 경호 측면에서도 그렇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상당히 놀라운 일이다. 이게 서로 간 완벽한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장면이 저로서는 가장 의미가 깊었고 짜릿했던 그런 순간”이라며 “양쪽 경호처 관련 관계자들이 충분히 안전을 확보해 놓은 공간이지만 행사 전에 15초 정도 암전을 하겠다고 논의에 부치면 누구도 결정할 수 없고 그걸 논의로 부칠 만한 것도 아니었다. 약간 애매한 경계에 있는 것”이라고 자신이 이를 진행했음을 밝혔다.

탁 위원은 이를 두고 “그건 누군가가 책임을 지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을 하고 전체 행사의 한 부분으로써 연출해야 되는 것”이라며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는 확신도 있었고 정적의 순간이 남북 정상의 신뢰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러한 신뢰를 읽어내는 기자들은 없었던 거 같고 그냥 저만 혼자 짜릿했던 거 같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나서 판문점의 개구리 소리, 새소리 이런 것들을 15초 정도 듣고 있었는데 그때가 아마 가장 평화라는 게 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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