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계 이준석 “손학규 사퇴, 전당원 재신임 투표 받으라”
김관영 “손학규, 당 꿋꿋이 이끌어가겠단 의지 확고”
‘분당 위기’에 치닫던 바른미래당이 김관영 원내대표 사퇴로 갈등 봉합을 시도했으나 하루만에 다시 손학규 대표 퇴진 목소리가 불거지며 갈등이 노출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8일 의원총회를 열고 논의를 벌인 끝에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강제 사보임 문제로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 일부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온 김관영 원내대표가 결국 사퇴를 결정했다.
또 김 원내대표의 요구대로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 등 어떤 당과도 통합‧선거연대를 하지 않고 내년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독자 승부를 걸겠다며 ‘자강’도 결의했다.
일각에서는 의총의 이같은 결정으로 그동안 4‧3보궐선거 패배 이후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 일부를 중심으로 거론된 손학교 대표 사퇴 목소리는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의총에서 논의되지 않은 손학규 대표 거취 문제는 갈등의 뇌관으로 남았었다.
결국 하루 뒤인 9일 그동안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며 최고위원회를 ‘보이콧’해왔던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사이에서는 다시 손학규 대표 사퇴와 전당원 재신임 투표 주장이 불거졌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손학규 대표를 향해 “혹시라도 사퇴 안하는 경우의 수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전당원 재신임 투표를 받으시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내일 저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참석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손 대표는)보궐선거로 드러난 전략부재에 항의하는 합당한 주장들을 묵살하고 당의 비전 제시를 요구받자 9월까지 10%라는 해괴한 목표치를 내놓은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현 최고위는 깔끔하게 종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에게 올바른 미래가 있다면 이번에 자리 보전에 급급해 수많은 당내 민주주의의 원칙을 저버렸던 것에 대해서 손학규 대표께서 책임을 지시고 최고위원 전원 동반 사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당원 재신임 투표는) 절차상으로 2주일이면 된다”며 “당원들의 재신임 투표를 받아서 당당하게 당무에 임하는 그 간단한 방식이 두려워서 지금까지 한달 넘게 자리보전에 급급했던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손학교 대표 (사퇴 문제와) 관련해서는 상황이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계 좌장격인 유승민 의원은 전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손 대표 사퇴 문제에 대해 “손 대표 거취에 대해서는 오늘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며 “오늘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어제 의총에서 바른미래당은 창당 정신에 기초해서 화합, 자강, 개혁에 매진하자고 결의를 했다”며 “화합과 관련해서는 제가 사퇴함으로써 현재 지도부 사퇴 논란을 마무리짓자고 하는 취지가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당을 꿋꿋이 의연하게 이끌어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라며 손 대표가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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