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 장기화로 1분기 생산량 급락…XM3 수출 물량 확보 절실
캄볼리브 AMI태평양 지역본부 회장, 첫 행선지로 르노삼성 지목
르노삼성 노사, 교섭일정 확정 못해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11개월째 계속되는 노사 갈등으로 생산절벽을 마주한 르노삼성자동차가 이달 극적인 타협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사는 협상 세부 내용에는 여전히 입장차를 보이고 있지만 빠른 시일 안에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은 길어진 노사분규로 인해 올해 1분기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1분기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한 3만8752대에 그쳤으며, 올해 1~4월 국내·외 누적 판매량도 39.8% 줄어든 5만2930대를 기록했다.

닛산이 부산공장에 생산을 위탁하는 북미 수출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닛산 로그’의 물량은 10만 대에서 6만 대로 급감했다. 특히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반을 차지했던 로그의 위탁생산이 올해 종료되면서 신차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경우 공장가동률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르노삼성은 최근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프리미엄 휴가’ 형식으로 부산공장 셧다운(가동 중단)을 진행한 바 있다. 또 생산 안정화를 위해 이달 말에도 추가 셧다운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셧다운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휴가 제도를 활용할 방침이다.

르노삼성 노사분규 장기화에 르노그룹 본사까지 나섰다. 르노삼성은 AMI태평양 지역본부에서 유일하게 주요 연구시설과 생산시설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그룹 내에서 중요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7일 패브리스 캄볼리브 르노그룹 AMI태평양 지역본부 회장은 지역본부 개편 후 첫 행선지로 한국을 지목했다.

그는 지역본부 소속 임직원에 보내는 메시지에서 “지역본부 개편 후 첫 방문지는 한국의 르노삼성이 될 것”이라며 “한국 등 수출 국가들이 처한 수출 지역 확대 문제에도 AMI태평양 지역본부가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패브리스 캄볼리브 르노그룹 AMI태평양 지역본부 회장<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 패브리스 캄볼리브 르노그룹 AMI태평양 지역본부 회장<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캄볼리브 회장이 직접 한국을 언급한 것은 르노삼성 노사분규 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캄볼리브 회장 외에도 르노그룹 임원급 인사들은 계속해서 노사 갈등 해결을 요청해왔다.

지난 2월에는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이 직접 부산공장을 찾아 다섯 차례나 간담회를 진행하고 노사분규 해결을 촉구했다. 지난달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 역시 “변함없이 한국 시장에 투자를 이어가겠다”며 “고용 유지를 위해서라도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통해 후속 수출 물량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르노그룹 본사가 르노삼성에 힘을 실어주면서 노사의 임단협이 이달 안에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노조 역시 한 발짝 물러선 자세를 보여 전보다는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커졌다.

노조는 지난달 19일 이후 부분파업을 자제하면서 사측과 세부 내용을 조율중이다. 장기화된 파업으로 조합원들이 이탈한 것도 협상 재개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월 90%를 상회하던 파업 참여율은 최근 50%대 수준까지 낮아졌다.

노사는 지난 7일 간사 차원의 교섭일정 협의를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다. 다만 양측 모두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협상 테이블을 열어 놓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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