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구 40% 식량 부족 직면…국제사회 지원 필요"
배급량 1인당 하루 380g→300g…"제재가 생산량에 부정적 영향"

 (제네바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김동현 기자 =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근 10년 사이에 최악으로, 긴급한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부로부터 136만t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는 유엔 조사 결과가 3일 공개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공동 조사해 이날 발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올해(2018년 11월∼2019년 10월) 북한의 식량 수요를 충족하는데 필요한 곡물 수입량은 136만t이다.

    보고서는 올해 식량 생산량을 417만t으로 전망했으며, 올해 식량 수요는 576만t이어서 부족량은 159만t으로 집계됐다.

    올해 식량 수요를 충족하려면 159만t을 수입해야 하는데 현재 계획된 수입량 20만t, 국제기구가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2만1천200t을 고려해도 136만t이 부족한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 인구의 약 40%에 해당하는 1천10만명의 식량이 부족한 상태로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식량 배급량이 2018년 1인당 하루 380g에서 2019년 300g으로 줄었으며, 일반적으로 배급량이 다른 계절보다 낮은 7∼9월에는 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2018년 식량 생산량은 약 490만t으로 추정되며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장기간의 가뭄과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과 잦은 홍수, 농업 생산에 필요한 투입 요소의 제한 등이 작년 가을 작황에 상당한 극심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올해 곡물 생산량 전망도 우려할만한 수준인 것으로 예상했다.

    적은 강수량 등의 영향으로 오는 6월에 수확할 봄 작물 전망도 좋지 않으며, 수확한 곡물을 신속하게 운반하고 보관할 연료·전력이 부족해 수확 후 손실되는 곡물량도 평소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대북제재가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면서, 제재가 연료와 비료, 기계, 부품 등 농업 생산에 필요한 품목 수입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재가 의도치 않게 농업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식량 부족 상황이 심각하며 다가오는 춘궁기에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식량 생산 부족분을 완화하기 위해 인도적 개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FAO와 WFP는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백만 명이 더 굶주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두 기구는 올 3월 29일부터 4월 12일까지 관련 분야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북한에 파견, 식량 실태를 점검했다.

    조사단은 북한 정부가 제공한 자료, 현장 조사, 인터뷰 등을 활용하고, 북한 37개 군의 179개 가정을 인터뷰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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