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수사권 조정은 국회로 넘어간 사안, 뭐라 말할 입장 아니다”
청와대는 3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검경수사권 조정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뜻에 항명한데 대해 “입장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 총장이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에 대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주장을 한데 대해 청와대의 입장이 없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에 대한 질문에도 “연일 계속 같은 답변이다. 이 문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이미 국회로 넘어간 사안”이라며 “거기서 여야가 치열한 논의와 그리고 협상 등등을 통해서 만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대해서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조정 법안이 패스트트랙 상정으로 국회에서 본격적인 법안 조정과정에 들어선 단계에서 청와대가 굳이 나서 입장을 낼 사안이 아니란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청와대 내부에서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조직의 반발에 대비해온 측면도 있어 보인다. 그리고 문 총장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문 총장 취임 무렵부터 인지해왔다. 문 대통령과 문 총장은 지난 약 2년 동안 검경수사권 조정 등과 관련해 다른 입장 속에서 동거(同居)해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또 청와대 내에는 문 총장이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간의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합의과정이나 국회 논의 단계에서 강력하게 반발하지 않고 패스트트랙 상정 이후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은데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권력을 축소하는 입법에 대해 검찰조직의 수장으로서 조직을 대변하는 입장을 내놓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란 시각이다. 따라서 퇴임을 불과 두 달 앞둔 문 총장의 항명에 청와대가 굳이 입장을 내 검찰조직 내부의 반발기류를 키울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조국 민정수석은 지난달 30일 패스트트랙 상정에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두고 ‘촛불혁명’의 요구임을 강조하며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더 엄정하게 진행되고, 1954년형(型) 주종적(主從的) 검경 관계가 현대적으로 재구성되어 운영되길 고대한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지만 문 총장의 항명에는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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