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1980년 진술서’에 대해 “감출 것 다 감추고 부인할 것 다 부인했다” 
심재철 “진실 왜곡하는 예능 재능 발휘...진술서·공판속기록 공개하자” 재반박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사진=연합뉴스>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일 심재철 자유한국당이 “1980년 (유 이사장이) 합수부에서 쓴 운동권 내부 동향 자백서는 그가 언급한 77명의 민주화 운동 인사를 겨눈 칼이 됐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했다.

유 이사장은 재단 유튜브 채널에 올린 ‘1980 서울의 봄, 진술서를 말할레오’ 영상에서 “저는 그 진술서를 보면 잘 썼다고 생각한다. 감출 것은 다 감췄고 부인할 것은 다 부인했다”며 “(진술서를 쓴 이후) 500명 가까운 수배자 명단이 발표됐는데 저희 비밀조직(서울대 농촌법학회) 구성원은 단 1명도 그 명단에 올라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유 이사장은 KBS 2TV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1980년 당시 학생운동을 하다 계엄군에게 잡혀간 이야기를 하면서 진술서를 잘 써서 학내 비밀조직을 지킬 수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심재철 의원은 이에 대해 지난 2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1980년 (유 이사장이) 합수부에서 쓴 A4 용지 90쪽 분량에 이르는 상세한 운동권 내부 동향 자백진술서는 사실상 그가 진술서에서 언급한 77명의 민주화운동 인사를 겨눈 칼이 됐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이 2일 ‘말할레오’ 영상을 통해 반박한 내용을 심 의원이 즉각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5월 1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통해 다시 한 번 진실을 왜곡하는 예능의 재능을 발휘했다”며 재반박하면서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양 측의 각 지지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심 의원의 페이스북에는 유 이사장을 “비겁한 사람”, “나 살자고 동료를 잡아넣은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한편 유 이사장의 ‘말할레오’ 영상 에는 “엄혹한 시절이 상상이 가지 않는다”, “살아계셔주심에 감사드린다”며 1980년 당시 고생했을 유 이사장을 위로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심재철 의원의 주장에 반박하는 유시민 이사장 <사진= 노무현 재단 유튜브 채널 ‘1980 서울의 봄, 진술서를 말할레오’ 영상 캡처>
▲ 심재철 의원의 주장에 반박하는 유시민 이사장 <사진= 노무현 재단 유튜브 채널 ‘1980 서울의 봄, 진술서를 말할레오’ 영상 캡처>


유시민 “비밀조직 지키고 정치인과 엮이지 않았다” 해명

유 이사장은 2일 ‘말할레오’에서 “그때 학생회장이나 대의원회 의장은 늘 잡혀간다는 것을 전제로 활동했다”며 “처음에 학생회 간부를 맡을 때 잡혀서 진술하게 되면 무엇을 감추고 무엇을 노출할지 이미 사전에 얘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당시 유 이사장은 서울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다.

이어 “잡혀가면 첫째로 학내 비밀조직을 감춰야 한다. 우리는 총알받이로 올라온 사람들이다. 소속 써클과 비밀조직을 감추고 모든 일을 학생회에서 한 것으로 진술하도록 예정돼있었다”며 “두 번째로는 정치인들과 묶어 조작하는 것에 휘말리면 안 된다. 당시 김대중 야당 총재와는 절대 얽히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계엄사 합동수사부에서 쓴 진술서에 신계륜(당시 고려대 학생회장), 이해찬(당시 서울대 복학생협의회장) 등 (당국이) 다 아는 것만 썼다. 다른 내용도 비밀이 아닌 별 가치 없는 진술이었다”며 “김대중 총재의 조종을 받아 시위했다는 진술을 계속 요구받았지만 알지 못한다고 버텼다”고 반박했다.

1980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던 심 의원이 공개한 진술서와 관련해서는 “7월 이후에 쓴 것으로 추측된다”며 “여러 관련자가 한 허위 진술 등이 각각 영향을 미치면서 만든 진술서라 쓴 사람이 그것을 최초 진술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심 의원이 본인의 진술서를 공개해봤으면 한다.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사건 당시 군사법정에 제출된 심 의원의 자필 진술서와 진술조서, 법정 발언을 날짜순으로 다 공개해보면 제 진술서에 나온 내용이 누구 진술서에 제일 먼저 나왔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맞으면서도 수배자 명단에 들어가지 않도록 내가 감춘 조직은 1년도 안 돼 '무림 사건'으로 고구마 줄기 얽히듯 다 잡혀갔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우익 유튜버들이 내가 동지를 밀고했다는 둥 헛소리를 한다는데, 지금까지 한 것은 용서하겠다”면서도 “이 방송이 나가고 나서 계속 그런 식으로 하면, 제가 송사하는 것을 정말 안 좋아하는데 어떻게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지난 20일 유 이사장은 KBS 2TV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합수부에서 글쓰는 재능을 발견했는데 당시 진술서를 쓸 때만은 구타를 하지 않았기에 맞지 않고 살기 위해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글을 하루에 100장을 쓴 적도 있는데 특히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하면서 다른 부분에서 세밀한 묘사를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심재철 “유시민 진술서, 77명을 겨눈 칼 됐다...반박 사실 아냐”

심 의원은 유 이사장의 반박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실을 왜곡하는 예능의 재능을 발휘했다”고 꼬집었다. 

심 의원은 유 이사장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유시민은 학생운동권 상세 지도와 같았던 그의 진술서에서 총학생회장단이나 학생지도부 외에 복학생 등 여타 관련자와의 사적 대화까지 상세하게 진술해 수사초기 신군부의 눈과 귀를 밝혀준 셈이 됐다”고 반박했다.

심 의원은 “유시민은 자신의 행적은 소극적인 방관자로 기술하고 학우들, 특히 복학생들의 행적은 적극적이고 상세하게 기술하여 합수부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한 셈이었다”라며 거듭 유 이사장을 비판했다. 

심 의원은 진술서를 공개하자고 제안한 유 이사장에 대해 “동의한다”며 “공판 속기록도 함께 공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 유 이사장이 먼저 자신과 가까운 김대중내란음모사건 피고인 유족이나 피고인들을 설득해 공판 속기록 공개 동의를 얻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심재철 의원은 유 이사장이 ‘대화의 희열2’에서 발언한 내용과 관련 지난 22일 “1980년 (유 이사장이) 합수부에서 쓴 자백진술서는 사실상 그가 진술서에서 언급한 77명의 민주화운동 인사를 겨눈 칼이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그중 3명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공동피의자 24인에 포함되는 등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핵심 증거로 활용됐다”며 “유시민의 진술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판결문에서 ‘증거의 요지’로 판시됐다”고 밝혔다. 

또한 심 의원은 유 이사장의 진술서가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자신의 재판에 핵심 증거물로 제출돼 유죄 선고 증거로 채택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심 의원은 “유시민은 자신의 자백 진술서에 77명의 이름과 행적을 적시함으로써 계엄당국은 사태 처음부터 서울대 등 당시 학원 상황과 학원관련 외부 움직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카드를 쥐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능 화법으로 역사적 진실이 뒤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시대에 대한 폄훼”라며 “자신의 왜곡 발언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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