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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문무일 ‘수사권조정 반발’ 거센 후폭풍...검·경 해묵은 갈등 재점화  

문무일 “패스트트랙 지정된 검경수사권 조정, 민주주의 원리에 반해” 반발
靑, 여야4당 당혹...“부적절했다” 불편함 드러내
경찰 “검찰총장 주장 사실 아냐”반박...70년 묵은 검·경 갈등 다시 폭발하나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은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린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청와대와 여야 4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경찰 역시 검찰 주장에 반발하고 나서면서 큰 후폭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출장 중이던 문 총장은 지난 1일 대검찰청 대변인실을 통해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형사사법 절차는 반드시 민주적 원리에 의해 작동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형사사법제도 논의를 지켜보면서 검찰총장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 총장의 공개입장 발표에 청와대와 여야4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문 총장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불편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지적했으며.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문 총장을 향해 “개념없는 언행”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청와대는 문 총장의 비판에 대해 “공식입장이 없다”며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나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사법개혁안에 검찰총장이 제동을 건 데에 충격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역시 “경찰의 수사 진행단계 및 종결 사건에 대한 촘촘한 통제 장치를 설계하고 있다”며 검찰의 주장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문 총장의 공개 반발이 향후 패스트트랙 절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문무일 총장의 항명 “경찰에 독점적 권능 부여하고 있다” 불만

문 총장은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조정안에 대해 “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경찰에) 부여하고 있다”며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러한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여야 4당이 합의한 검경수사권 조정안은 경찰의 1차적 수사권 및 수사종결권, 사건 송치 전 검사의 수사지휘 폐지를 담고 있다. 또한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를 법정에서 피고인이 부인할 시 증거가 될 수 없도록 제한했다. 

문 총장의 이례적 항명은 권한 축소에 따른 검찰 내부의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번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강력해질 경우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문 총장은 지난 11월 국회 사개특위 업무보고 당시에도 “현재 시스템에서 수사 기능을 경찰로 넘기면 경찰이 국내 수사를 독점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며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문 총장은 예정돼 있던 해외순방 일정을 취소하고 4일 조기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 총장의 임기는 오는 7월 24일까지로, 약 세 달 정도 남은 상황에서 문 총장이 사퇴를 결정할 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여야 4당, 문무일 발언에 발끈·당혹...청와대 “입장없다”

청와대는 문 총장의 발언에 대해 “공식 입장이 없다”며 침묵했지만 내부적으로는 검찰 조직이 정부의 핵심 정책에 정면으로 맞선 데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의 반발에 대응하기도 버거운 상황 속에 검찰의 반발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여야 4당은 일제히 문 총장의 발언을 성토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문 총장의 발언을 향해 “이 개념없는 언행은 기득권을 포기 못하는 검찰 권력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회의 정당한 입법 절차에 대해 정부 관료가 공공연히 반기를 드는 것이야말로 견제와 균형의 민주주의 원리를 망각한 행동”이라며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검찰총장의 이런 행동은 사실상의 항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총장을 향해 “검사라는 특수 집단의 대변인이 아니라 국가 공무원임을 잊지 말고 분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검찰이 이번 발언에 그치지 않고 조직적인 반발을 계속한다면 정부는 이를 엄히 문책하고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정개특위 간사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이숙이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이걸 대국민 호소해서 국민들 앞에서 신뢰경쟁을 벌이겠다는 건 집행기관의 장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도 같은 날 구두논평을 통해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등 국회에서 그간 숙의된 내용”이라며 “검찰이 조직 논리만으로 국민적 요구를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검찰이 신중치 못한 행동으로 사법개혁이라는 국민적 여망에 섣부른 걸림돌처럼 돌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으며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의 이익을 위해 조정안에 대한 의견을 낼 수는 있다”면서도 “패스트트랙 지정을 부정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문 총장의 발언에 동조하면서도 검찰은 비판하고 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태 정권 눈치 보느라 아무 소리 못하다가 다 엎어진 뒤 한마디 하는 건 체면치레용인가”라며 “자업자득”이라고 꼬집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현장 최고회의에서 “문무일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다. 사실상 항명으로 비출 수 있는 공개 반발”이라며 “문재인 정권과 여당의 패스트트랙 강행 처리가 얼마나 내부적으로 논란이 많은지 입증한다”고 말했다. 


경찰 “검찰총장 주장, 사실 아냐”반박...70년 검VS경 수사권 전쟁

수사권 조정법안은 경찰에 수사권을 주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대신 검찰에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 요구를 불응하는 경우 직무배제 및 징계 요구권 ▲경찰의 수사권 남용 시 시정조치 요구권을 부여해 경찰을 통제하도록 했다.

검찰은 이러한 통제방안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통제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며 정반대의 입장을 내고 있다. 

경찰은 2일 설명자료를 내고 문 총장의 비판을 반박하고 나섰다. 경찰은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수사권 조정법안은 검사의 경찰 수사에 대한 중립적이고 객관적 통제방안을 강화했다”며 “경찰의 수사 진행단계 및 종결사건(송치 및 불송치 모두)에 대한 촘촘한 통제장치를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또한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하는 경우 사건 관계인에게 이를 통보하고, 사건 관계인이 이의를 신청하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게 돼 경찰 임의대로 수사를 종결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어 “무엇보다 현재 수사권 조정안은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검사는 영장청구를 통해 언제든 경찰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만큼 경찰 수사권의 비대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은 ‘수사권 확보’를 두고 갈등해왔다. 지난 2월에도 검찰과 경찰이 과도한 신경전을 벌이자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장관이 직접 진화에 나선 바 있다. 당시 검찰은 경찰을 ‘나치 게슈타포’에, 경찰은 검찰은 ‘중국 공안’에 비유하며 수위높은 설전을 이어갔다.

김부겸 당시 행안부 장관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공동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검·경간 도를 넘는 공방전이 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사고 있다”며 “차분하고 이성적인 관점에서 국회 논의를 존중하고, 거친 언사 등을 절제해달라”고 당부했다. 

1945년 경무국으로 출발한 경찰은 독자적 수사권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1949년 12월 검찰청법이 제정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1999년 자치경찰제 도입이 논의되자 경찰은 수사권 조정을 추진했지만 법무부가 반대했다.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수사권 조정협의체’, ‘수사권 조정 자문위원회’가 꾸려지는 등 수사권 조정 논의가 활발한 듯 했지만 역시 검찰의 반대로 무산됐다.

2011년 7월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김준규 당시 검찰총장이 임기를 40여일 앞두고 국회에서 ‘경찰 수사개시권’을 명시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대검의 검사장급 간부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거센 반발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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