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후환경회의 29일 공식 출범, 위원장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위촉
반기문 “비판 모두 내가 받겠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감축안 만들어야”
중국과의 ‘책임공방’보다 국내 미세먼지 저감 노력에 초점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식에서 반기문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식에서 반기문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가 29일 공식 출범했다. 위원장을 맡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내 남은 인생을 기꺼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반 위원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공직자로서 공익에 기여하는 생을 살아온 제가 다시금 범국가적인 과업을 완수하라는 부름을 받았다”며 “미세먼지 해결을 국민들께서 제게 주신 저의 마지막 과업이라고 생각하고 비장한 각오로 위원장직을 수행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미세먼지 문제에 관해 “국가적인 위기”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전 국민 개개인께 읍소한다. 이제는 ‘내가 손해다’, ‘우리 산업계가 손해다’ 이런 말씀은 안하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반 위원장은 “내가 유엔 사무총장을 하면서 전 세계 비판을 받았다. 단련이 돼 있다”며 “비판은 내가 모두 받겠으니 그야말로 ‘과하다’싶을 정도의 미세먼지 감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정당,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 종교계,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표하는 당연직·위촉직 24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들은 국민 의견을 수렴, 미세먼지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정부에 제안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근 국회 대치 상황으로 인해 아직 정당 추천 인사가 위촉되지 않은 것에 대해 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에 여야가 어디 있나. 여야 모두 공기는 마셔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과 책임 공방 떠나 우리 할 일 먼저” 국내 저감 노력 선행한다

반 위원장은 “단기적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시기에 대응하기 위해 시급히 시행할 방안 논의에 중점을 두겠다”고 국가기후환경회의의 활동 방향을 밝혔다.

그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국 등 이웃나라들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나 그 협력이 양국 상호간에 실질적 이익이 되려면 먼저 국내적으로 미세먼지 배출원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위원장은 이달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중 간 미세먼지 심각성, 협력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이뤄졌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하면서도 “국내 여론을 통해 중국에 여러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 중국정부가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책임 공방을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일을 먼저 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미세먼지특별위원회는 정부가 마련하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심의 조정함과 달리, 국가기후환경은 국민 숙의 과정을 거쳐 총의를 모아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을 제안하게 된다. 

이를 위해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다음 달 중 500명으로 구성할 국민 정책참여단을 꾸려 6월~9월쯤 국민 대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반 위원장은 “특히 경기, 충남 등 미세먼지 발원이 많은 곳을 다니면서 매월 타운홀 미팅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국내외 석학들과 사회 원로들로 구성된 자문단이 설치되고, 미세먼지 발생저감 피해 예빵 과학기술 홍보 소통 국제협력 등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영민 비서실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국민께서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반기문 위원장님과 위원 여러분의 다짐에 마음이 든든하다”며 “정부도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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