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R&D 투자증가율은 세계 2위… 아마존·알파벳·삼성전자와 각축
기술패권 경쟁 속 견제 직면…지배구조 공개하자 '공산당 유착설'

[연합뉴스]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에서 선두주자로 거론되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연구개발(R&D) 규모와 노력에도 두각을 드러냈다.

    26일 블룸버그 통신 집계에 따르면 화웨이의 작년 연구개발비 지출액은 153억 달러(약 17조8천억원)이었다. 
    이 같은 규모는 아마존(288억 달러), 알파벳(214억 달러), 삼성전자(167억 달러)에 이어 세계 4위다.

    마이크로소프트(147억 달러), 폴크스바겐(143억 달러), 애플(142억 달러), 인텔(135억 달러) 등은 화웨이에 뒤졌다.

    연구개발비 지출을 늘리는 속도에서도 화웨이는 발군으로 평가됐다.

    화웨이의 작년 연구개발 예산은 2014년보다 149% 증가해 같은 기간 애플(137%), 마이크로소프트(29%), 삼성전자(28%)의 증가율을 뛰어넘었다.

    5년간 R&D 지출 증가율이 화웨이보다 높았던 기업은 210%를 기록한 아마존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는 작년 매출 대비 연구개발 지출 비율을 따져도 14%로 알파벳(16%)에 이어 세계 2위를 달렸다.

    마이크로소프트(13%), 삼성전자(8%), 폴크스바겐(6%), 애플(5%)이 이 부문에서 그 뒤를 따랐다.

    이 같은 수치는 화웨이가 최근 들어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노력의 강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화웨이는 2014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총 연구개발 지출을 따질 때는 582억 달러로 세계 7위로 처졌다.

    아마존(893억 달러), 알파벳(740억 달러), 삼성전자(692억 달러), 폴크스바겐(686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631억 달러), 인텔(628억 달러)로 이 부문 1∼6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IT 포털사이트 페이샹닷컴(cctime.com)의 샹리강 수석집행장은 "화웨이의 모든 성취는 많은 연구개발 예산 덕분"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세계적 기술기업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빠른 속도로 점유하고 있다.

    그 때문에 기술패권에 위협을 느낀 미국이 표적으로 삼고 견제하고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장비를 기간시설에 사용하면 나중에 백도어(인증되지 않은 정보유출 장치)를 통해 기밀이나 개인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안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과 화웨이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은 이날 또 제기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배구조를 들어 독립성을 강조했으나 의혹을 해소하지 못했다.

    화웨이는 자사 근로자(피고용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이 지분 99%를 소유하고 나머지 1%는 런정페이 회장의 몫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주가 5년마다 전체 회사 차원의 투표로 대표자위원회라는 단체를 구성하고 이 단체가 이사회에서 투표하고 배당과 같은 문제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장시성 화웨이 이사회 비서실장은 "화웨이는 근로자가 소유하고 근로자가 통제하기 때문에 지난 30년간 독립성을 유지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런정페이 회장의 막강한 권한과 중국 노조의 본질적 성격 때문에 그런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지분 1%를 가진 런 회장은 특수한 지위에서 지난 30년간 화웨이의 중대 결정을 좌지우지해왔다.

    화웨이 정관에 따르면 런 회장은 이사 후보, 대표자위원회 후보를 거부할 권한을 지니고 있다. 
    런 회장이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으로서 중국 정부와 유착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 나온 지는 이미 오래다.

    중국의 노조는 통상적으로 정부 차원의 상급단체들, 결국 공산당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화웨이 지배구조에 정통한 크리스토퍼 볼딩 베트남 풀브라이트대학 교수는 "피고용자들이 화웨이를 소유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속임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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