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기만에 또 역성장…“작년 4분기 정부효과 사라진 탓도”

한국은행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0.3%(속보)로 집계했다.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 한국은행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0.3%(속보)로 집계했다.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이같이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다만 이날 발표한 것은 속보치로, 추후 발표될 잠정치와는 차이가 날 수 있다.

GDP속보치는 분기 중 2개월에 대해서는 확정된 실적을, 마지막 1개월에 대해서는 앞선 2개월을 토대로 추정한 실적을 반영한 것이다. 예를 들어 1분기 속보치는 1~2월의 경제 실적을 반영하고, 이를 바탕으로 3월 경제 실적을 추정해 발표한다. 따라서 분기 마지막 달의 경기가 예상보다 좋으면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높아질 수 있다.

1분기 속보치에 따르면 직전 분기 대비 실질 GDP 증가율, 즉 경제성장률은 -0.3%다. 이는 금융위기를 겪었던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저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8%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후 전기 대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건 지난 2017년 4분기(-0.2%)가 처음이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이보다 0.1%포인트 더 낮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다. 당초 시장에선 1분기 성장률을 0.2~0.3%로 전망했었다.

1분기 경제성장률엔 수출과 투자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전기 대비 수출은 –2.6%, 수입은 –3.3%를 나타냈다. 수출은 액정표시장치(LCD) 등 전기·전자기기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수입은 기계·장비, 원유·천연가스를 중심으로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의 부진, 현대자동차 노사협약 지연에 따른 공급차질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1분기엔 지출지표도 좋지 않았다. 특히 설비투자 부진이 전체 GDP를 끌어내렸다. 전기 대비 설비투자는 –10.8%를 기록했는데,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지난 1998년 1분기(-24.8%) 이후 21년 만에 최저다.

한은 관계자는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 감소가 주원인이었다”며 “운송장비 감소는 지난해 4분기 선박·항공기 투자가 대규모 집행된 측면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전기 대비 건설투자는 –0.1%였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건설투자는 주택건설이 부진한 가운데 토목건설도 감소했다”며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사업도 실제 집행에 시차가 걸린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엔 지난해 4분기 정부 지출 효과가 사라진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각각 전기 대비 0.1%와 0.3% 증가했다. 민간소비 중 의료 등 서비스와 의류 등 준내구재는 소비가 줄었지만, 가전제품 등 내구재가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 2.4%, 전기·가스·수도사업이 7.3%, 건설업이 0.4% 감소했다. 농림어업은 4.7%, 서비스업은 0.9% 증가했다. 제조업 성장률은 10년 만에 최저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개선으로 전기 대비 0.2%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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