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천 측 “신병 문제 삼지 않으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수사 협조”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19일 밤 구속영장 기각으로 풀려나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앞에서 차량에 탑승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19일 밤 구속영장 기각으로 풀려나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앞에서 차량에 탑승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건설업자 윤중천씨(58)가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나흘만에 검찰에 출석했다. 윤씨는 구속영장 재청구를 하지 않고 불구속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며 진술거부권을 사용해 2시간여 만에 귀가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은 23일 오전 10시 윤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지만 윤씨가 진술을 거부해 낮 12시 10분께 돌려보냈다.

윤씨는 불구속을 보장하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의 변호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윤씨에게 ‘신병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으면 모든 걸 협조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아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수사단은 지난 17일 오전 윤씨를 사기, 알선수재, 공갈 협의로 전격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된 바 있다. 윤씨는 검찰 수사가 “무리한 별건수사”라고 주장하면서도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에는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씨는 2008~2009년 강원도 홍천의 골프장 개발 비용 명목으로 30여억원을 투자받은 과정에서 사기·알선수재 등 비리를 저지른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 의혹과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밝히는데 윤씨는 핵심적인 인물이다. 윤씨가 김 전 차관에게 돈을 줬다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다는 증언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소유한 강원도 원주 별장 등지에서 2006~2008년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수사단은 윤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그의 개인비리 혐의뿐만 아니라 김 전 차관의 뇌물의혹, 성범죄 의혹을 밝힐 계획이었으나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수사단은 윤씨에 대한 보강조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방침이었으나 윤씨가 완강히 진술을 거부하면서 수사의 방향이 달라질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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