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김재철 회장 퇴임… 만만치 않은 과제 해결 여부 주목

지난 16일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그룹의 경영 구도가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을 중심으로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동원그룹 제공>
▲ 지난 16일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그룹의 경영 구도가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을 중심으로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동원그룹 제공>

[폴리뉴스 박현 기자] 지난 16일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 선언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제 누가 동원그룹을 진두지휘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1969년 그룹의 모태인 동원산업을 창업한 후 50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김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자 업계에서는 동원그룹의 경영 구도가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을 중심으로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2004년 김재철 회장은 동원금융과 동원산업을 계열 분리하며 후계구도를 가시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 부문을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제조 부문은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에게 맡긴 것이다. 이후 2005년 동원금융은 한국투자증권과 합병, 한국투자금융지주로 새롭게 출발하며 동원그룹과는 다른 길을 향하게 됐다.

현재 김남정 부회장은 동원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을 67.98% 보유하고 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산업,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주요 상장계열사 4곳과 비상장사 19곳, 해외법인 15곳을 휘하에 두고 있다.

지난 1996년 동원산업 생산직 말단 사원으로 입사한 김 부회장은 이후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 등 동원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근무하며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2013년 동원그룹 부회장직에 오른 후에는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했다. 이는 내수의존도가 높은 식품 부문을 축소하고 사업 다각화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의도에서 펼쳐졌다는 관점이 주종을 이룬다. 이듬해 필름 및 판지 제조사 ‘한진피앤시’를 시작으로 음료수 포장재 기업 ‘테크팩솔루션’을 인수했다. 이어 2016년에는 온라인 간편식 제조업체 ‘더반찬’과 종합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역시 주도했다. 이로써 김 부회장 취임 후 동원그룹이 인수합병한 회사 수는 모두 9개에 달한다. 

다만 이처럼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동원그룹의 외형 성장을 이끌어온 김 부회장에게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약 1조 원이 소요된 인수합병으로 인해 파생된 재무 부담을 덜기 위해 어떠한 형태로 사업 효율성과 시너지 효과를 끌어낼 것인지 주목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동원그룹 자회사인 스타키스트가 미국에서 태국 ‘치킨오브더씨’와 미국 ‘범블비’ 등과 함께 참치캔 가격 담합 소송으로 1억 달러(한화 약 1141억 원)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는 사실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동원그룹의 선두에 서게 될 김 부회장이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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