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임명 연기
바른정당계에 더해 안철수계도 사퇴 압박에 가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이 4‧3보궐선거 패배 이후 지도부 총사퇴론을 두고 ‘강 대 강’ 대치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손학규 대표가 일단 정면 돌파보다는 마지막까지 내부 설득에 사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당초 손 대표는 22일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해 바른정당계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3명의 보이콧으로 ‘반쪽’이 된 최고위원회 정상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를 연기했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못하는 것은 아니고 오늘은 놔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지금은 분열할 때가 아니라 단결할 때”라며 “싸울 때가 아니라 서로 격려할 때다. 차이를 말할 때가 아니라 함께 하는 이유를 말할 때”라며 다독였다.

손 대표는 “우리가 갈 길은 개혁적인 중도정당이다”며 “지금부터 제3세력이 결집하기 위한 새로운 장으로서 바른미래당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원동지 여러분께서도 동요하지 마시고, 지도부를 믿어주시라. 저도 조속히 당무를 정상화하여 총선 대비체제로 당을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손학규 대표가 현재 공석 중인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해 현 체제를 이어갈 움직임을 보이자 하태경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당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는 지역위원장 연판장을 돌리겠다고 맞서며 갈등이 더욱 증폭됐었다.

이같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손학규 대표는 지난 15일 정면 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손 대표는 지도부 총사퇴 대신 바른정당 출신인 5선의 정병국 의원을 앞세운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또 오는 9월 추석까지 ‘제3지대’ 구성의 가시적 성과물을 내지 못하거나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사퇴하겠다고 배수의 진도 쳤다.

손 대표는 지난 17일에도 열흘째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명을 향해 “주말까지 당무에 복귀하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었다.

손 대표는 이같은 최후통첩에도 최고위원 3명이 이날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으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이라는 강수를 두기보다는 설득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주력했다.

하태경, 권은희,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지도부 총사퇴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최고위원회의에는 앞으로 계속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손학규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최고위원직을 동반사퇴 하자는 의견과 직을 유지하며 지도부 총사퇴를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당 지도부 총사퇴가 결의되면 저는 그저 백의종군할 것”이라며 “현 지도부 지속은 죽어가는 환자 산소호흡기만 꽂고 있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혹자는 현 지도부가 물러나면 대안이 있느냐고 한다. 손 대표의 ‘내가 대표 그만두면 누가하냐’는 발언도 동일한 취지”라며 “하지만 이는 당내 민주주의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다. 비대위를 하건 조기전당대회를 하건 새로운 지도부 인재풀은 충분하다”고 손 대표 사퇴를 압박했다.

바른정당계에 더해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 인사들까지 손 대표 사퇴 압박에 가세했다. 지난 18일 이태규 의원과 김도식 전 안철수 비서실장, 김철근 전 대변인과 현직 원외위원장 20여명 등 90여명은 서울 마포구 중부여성발전센터 대강당에서 모임을 갖고 손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가 사퇴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이와 관련 이태규 의원은 22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재 입장에서는 당의 새로운 전기가 필요하다고 모두가 공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단 저는 손학규 대표뿐만 아니라 당 지도부 전체가 결단을 내리는 것이 맞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대다수가 당이 굉장히 위기다, 위기 돌파를 위해서 지도부의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또 그 대안으로 일단 통합정신의 복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안철수, 유승민 두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당을 다시 재건해야 된다, 이런 의견들이 다수가 나왔다”고 전했다.

권은희 의원도 지난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6월 중 (현 체제에서)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손 대표 사퇴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국민의당계 호남지역 중진 의원들은 손 대표 사퇴를 반대하고 있다. 박주선 의원은 최근 ‘폴리뉴스’ 통화에서 “끝내는 그 사람들이 바른미래당 전체를 자유한국당에다 붙여가지고 자기들이 전리품을 가지고 가서 역할을 하려고 하는 노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빤히 보이는 수를 쓸려고 손학규 대표를 흔들어대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지금 손 대표가 잘했고 못했고 그런 개념을 떠나서 당이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고 앞으로도 존재할 정당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세력 확장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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