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강제이주한 고려인 동포 품어준 우즈베키스탄, 특별히 고마운 나라”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오후(현지시간) 타슈켄트 시내 하원 본회의장에서 우즈베키스탄 상·하원 의원과 주요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오후(현지시간) 타슈켄트 시내 하원 본회의장에서 우즈베키스탄 상·하원 의원과 주요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의회 연설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우리의 공동번영과 이어져 있다”며 “중앙아시아 비핵화 선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이루고자 하는 우리 정부에게도 교훈과 영감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타슈겐트 소재 우즈베키스탄 하원의회 본회의장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즈베키스탄은 1993년 유엔총회에서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창설 방안을 제안했고, 주변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노력으로 마침내 2009년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조약이 발효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를 위한 우즈베키스탄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작년 12월, 한반도 남북의 철도는 국제사회로부터 지지와 축하를 받으며, 연결 착공식을 가졌다. 우리는 반드시 대륙을 통해 만나게 될 것”이라며 “우즈베키스탄의 발전이 한국의 발전이다. 한국은 경제성장의 경험을 기꺼이 우즈베키스탄과 공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우즈베키스탄으로 오는 길에 1500년 전, 어느 날을 상상했다. 한국의 고대국가 사신들이 사마르칸트에 도착한 날”이라며 “그와 같이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미 고대국가 시기부터 사신들이 오고 간 친구 국가였다”고 얘기했다.

이어 “양국의 고대국가들이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했던 것처럼 21세기 ‘철의 실크로드’, 철도를 통해 양국이 이어져 상생 번영하는 꿈을 꾸었다”며 “철도를 통해 양국이 만나는 일은 중앙아시아와 태평양이 만나는 새로운 번영의 꿈이다. 우리 고대인들이 벽화 속에서 나와 다시 손잡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알고리즘(Algorithm)’의 연원이 된 수학자 ‘알 호레미’의 연산기술과 근대의학을 낳은 이븐 시나의 ‘의학정전’ 등이 우즈베키스탄에서 나온 것을 들며 “교류가 혁신이며, 곧 번영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역사가 가장 강력한 증거”라며 “한국의 오랜 친구 나라인 우즈베키스탄과의 교류가 21세기의 혁신으로 이어져 양국의 공동 번영을 이룰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양국 교역증대와 에너지·인프라 협력사업, 4차산업협력 시대 협력, 보건협력 등을 들며 “나는 친구이자 형제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함께 양국 관계를 더욱 깊게 발전시키기로 했다. 양국의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에게 특별히 고마운 나라”라며 “1937년 극동지역의 많은 고려인들이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주 당했을 때,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은 갑작스런 이주로 정착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고려인들을 따뜻하게 품어 주었다”고 구소련 스탈린 치하에서의 고려인 강제이주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면서 “우즈베키스탄이 독립한 바로 이듬해인 1992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며 “이후 급속히 친밀해진 양국은 수교 4년 만에 양국 합작 자동차조립공장을 타슈켄트에 설립하고, 우즈베키스탄산 원면을 100% 사용하는 섬유공장도 설립했다”고 한-우즈베키스탄 수교 이후의 교류협력 확대 현황도 짚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은 한국에 거주하는 7만 명의 우즈베키스탄인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문화를 사랑하게 되었고, 중앙아시아에 대한 관심을 키워가고 있다”며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깊은 호감으로 양국의 수교 역사는 채 30년도 되지 않았지만, ‘모두가 부러워하는 형제 같은 관계’가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몬드를 보호해 주는 것은 껍질이고, 사람을 보호해 주는 것은 친구다’라는 속담처럼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의 형제로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다”며 2000년 초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 인력파견과 2017년 11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유엔총회 올림픽 휴전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준데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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