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3월 생산·내수·수출 모두 증가
내수 3위 영광에 비해 수출은 글쎄
예병태 사장 “글로벌 SUV 전문기업 입지 다질 것”

3월 28일(현지시간) 벨기에 안트베르펜(Antwerpen) 퀸 엘리자베스 홀에서 열린 코란도 중부유럽 론칭 행사<사진=쌍용자동차 제공>
▲ 3월 28일(현지시간) 벨기에 안트베르펜(Antwerpen) 퀸 엘리자베스 홀에서 열린 코란도 중부유럽 론칭 행사<사진=쌍용자동차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국내 자동차 산업이 전체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쌍용자동차 홀로 독주하고 있다. 노사 분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쟁사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지속적인 신차 출시 역시 성장세에 한 몫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국내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산업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생산 5.5%, 내수 1.2%, 수출 3.3% 모두 감소했다. 계속되는 자동차 산업 침체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반면 쌍용차는 3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생산은 21.1%, 내수는 18.8%, 수출은 2.3% 증가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생산, 내수, 수출 모두 개선됐다.

노사 갈등으로 부분파업을 겪은 르노삼성의 생산량이 전년 동월보다 40.4%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노사 간 신뢰를 바탕으로 연달아 신차를 출시해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다.

10년 전 쌍용차는 극심한 노사 대립을 겪었다. 2600여명을 정리하겠다는 사측의 결정에 노조는 정당성이 없다며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3000여명의 경찰이 투입돼 강성 진압에 나섰으며, 지금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병으로 세상을 떠난 해고자와 가족, 협력업체 노동자는 30명에 달한다.

2013년 경영 회복 후 쌍용차는 무급 휴직자 454명을 전원 복직시켰다. 이후 단계적 복직을 진행한 쌍용차는 지난해 9월 모든 해고자를 복직하기로 결정하고 9년 만에 노사 문제를 마무리했다.

2010년부터 9년 동안 무분규 임단협을 타결한 점 역시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가 부분파업으로 생산성을 위협받는 것과 큰 차이다.

쌍용자동차 신형 코란도<사진=쌍용자동차 제공>
▲ 쌍용자동차 신형 코란도<사진=쌍용자동차 제공>

원만한 노사관계로 안정을 꾀한 쌍용차는 SUV 모델을 주력으로 내수 시장 판매를 확대해나갔다. 자사의 대표 세단인 체어맨을 포기하면서까지 SUV에 사력을 다했다. 2015년 출시된 소형 SUV 티볼리를 시작으로 G4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 칸(롱바디 모델), 신형 코란도 등으로 SUV 라인업을 구축했다.

쌍용차는 가성비를 앞세운 티볼리로 국내 소형 SUV 시장에 안착한 후 ‘렉스턴 스포츠’로 픽업트럭 시장을 휘어잡았다. 올해 2월부터 쌍용차의 기술력을 집약한 신형 코란도를 출시하고 준중형 SUV 시장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든든한 SUV 라인업은 지난해 내수 3위라는 영광을 쌍용차에 안겨줬다. 그러나 내수 시장 호조에도 불구하고 쌍용차는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여년 동안 2016년을 제외하고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적자의 연속은 수출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쌍용차는 2017년 653억 원, 2018년 64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수출 매출액은 각각 7624억 원, 6995억 원으로 연달아 급락했다.

쌍용차의 최대 숙제인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수출 실적 회복이 절실하다. 이에 쌍용차는 수출선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호주에 직영 해외판매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판매 네트워크 확충을 통해 전방위 사업체계 구축에 나섰다. 최근에는 벨기에와 영국 등 유럽 시장에서 대규모 브랜드 론칭 행사를 진행하는 등 인지도 제고에 나섰다.

“‘한국을 대표하는 SUV 명가’ 지위를 높여 글로벌 SUV 전문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예병태 사장의 포부가 흑자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예병태 사장은 지난 37년간 국내외 자동차 영업 및 마케팅 분야에서의 성공적 경험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 공략은 물론 해외 시장 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라며 “특히 시장, 브랜드, 성장 전략에 집중해 온 기획통으로 현재 당면한 다양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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