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현 기자] 집안 곳곳에 이른바 ‘몰카’를 설치하고 10년 동안 자신의 집을 방문한 여성들을 불법 촬영한 한국휴텍스제약 대표 아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지난달 고소된 30대 이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씨는 변기나 전등, 시계 등 자신의 집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방문한 여성들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의 범행은 최근 이씨의 집을 방문한 여자친구가 화장실 변기 옆에서 수상한 버튼을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이 이씨의 노트북과 휴대전화, 카메라 등 통신장비를 압수수색한 결과 이씨가 지난 10년 동안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 확인된 피해여성만 30여 명에 달한다.

경찰은 이씨가 불법촬영물을 외부로 유포하거나 유통한 혐의를 추가로 확인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에 디지털포렌식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자신의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유포 목적이 아니라 혼자 다시 보기 위해 이같은 일을 벌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 범행의 죄질이 무겁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금주 내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릴 예정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휴텍스제약 측은 해당 사건이 이씨 개인의 문제이며 회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씨가 회사에 근무한 적도 없고, 지분도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국휴텍스제약은 지난해 매출 1602억 원, 영업이익 264억 원을 기록한 중견제약사다. 지난 2015년 매출 803억 원에서 3년 만에 2배 가까이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