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엄수된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엄수된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례를 무사히 치렀다며 임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18일 대한항공 직원 등에 따르면 조원태 사장은 전날 오후 사내게시판에 ‘임직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 사장은 “회장님 집무실에 들어가면 여전히 회장님이 계실 것만 같다”며 “모든 것이 그대로인데, 회장님을 뵐 수 없는 집무실을 보면 먹먹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조 사장은 “아버지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알지 못하던 부족한 아들이었다”며 “장례를 치르는 동안, 살아계실 적 회장님께 사랑을 잘 표현하지 못했던 것을 가슴치며 후회했다”고 자책했다.

조 사장은 장례를 치르도록 도와준 임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빈소와 분향소에서 조문하고, 조문객 맞이를 도와주고, 사옥에 도열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임직원들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깊은 슬픔에 경황이 없었지만 우리 임직원 여러분 덕분에 무사히 장례를 잘 치를 수 있었다”며 “진심으로 마음 다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사장은 “여전히 마음은 무겁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며 “임직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고 고객과 국민이 신뢰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한항공이 되도록 새로운 마음, 하나 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 글에는 부친상을 당한 조 사장을 위로하고 회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의 댓글이 다수 달렸다.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도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다음은 조원태 사장의 글 전문이다.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회장님 집무실에 들어가면 여전히 그 자리에 회장님이 계실 것만 같습니다.
회장님께서 사용하셨던 모든 것들은 그대로인데, 회장님을 뵐 수 없는 집무실 입니다.
텅 비어 있는 공간은 애써 누르고 있던 먹먹한 마음을 다시 차오르게 합니다.

저에게는 회장님이기 전에 아버지이셨습니다.
저 역시 아버지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알지 못하던 부족한 아들이었습니다.

아빠가 되어 보니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갖는 이 마음으로 아버지도 저를 사랑하셨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장례를 치르는 동안, 살아 계실 적 회장님께
사랑을 잘 표현하지 못했던 것을 가슴 치며 한없이 후회했습니다.

깊은 슬픔에 경황이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 임직원 여러분 덕분에 무사히 장례를 잘 치를 수 있었습니다.

빈소와 각 분향소에서 조문해주시고 따뜻한 위로를 전해 주신 임직원 여러분,
수많은 조문객분들을 잘 맞이 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도와주신 임직원 여러분,
공항을 비롯한 국내외 현장과 하늘에서 마음으로 눈물로 함께 애도 해주신 임직원 여러분,

특히, OC빌딩과 서소문 사옥에서 이른 아침부터 도열하여
회장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해 주신
수 천명의 임직원 여러분께 진한 감동과 깊은 감사를 느꼈습니다.

슬픔을 함께 하면 나눌 수 있다는 말의 참된 의미도 우리 임직원 여러분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마음 다해 감사 드립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여전히 마음은 무겁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임직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는 대한항공.
고객과 국민이 신뢰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한항공.
우리가 가야할 이 길을 위해 지난 날의 모든 아픔은 뒤로 하고
새로운 마음, 하나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합시다.

여러분이 함께 하기에 저는 다시 걸을 수 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고맙습니다.

조원태 사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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