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독려 차원의 현장 발언” 해명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국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 임시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국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 임시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0년 총선 목표를 ‘240석’으로 설정하면서 야당에선 ‘망상’이라며 일제히 비판을 가했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오후 원외 지역위원장 협의회 총회에서 “240석을 목표로 해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125명 원외 위원장들이 내년 총선에 다 당선되면 우리는 240석이 되고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260석쯤 될 것”이라며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압승해 지역 기반이 굉장히 좋아져 충분히 우리가 꿈꿔볼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은 이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현장발언은 화기애애한분위기 하에 우리 당의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모두 분발해 최대한 좋은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는 독려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야당에선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7일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집권여당 민주당이 오로지 총선에만 혈안이 된 모습”이라며 “민생은 내팽개치고 국정현안에 더없이 소홀하면서 이미 총선 선대위로 태세를 전환한 듯 하다”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보궐선거 참패이후 민심을 어떻게 오독하면 당대표가 저런 말을 할 수 있는지, 황당무계 목표도 우습지만 그렇게 되려면 제발 경제살릴 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게임의 룰인 선거법마저 패스트트랙으로 밀어붙여서 기어이 좌파독재 장기집권을 달성하겠다는 민주당의 야무진 꿈은 국민께서 깨뜨려 주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은 ‘이해찬 대표, 망상도 정도껏 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김정화 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민심을 읽는 당대표의 수준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어떻게든 되겠지’ 정권, ‘될 대로 되라’ 정권, ‘어쩌라고’ 정권의 당대표답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또 “이해찬 대표의 실언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민주당은 ‘독려’ 차원의 덕담이라 해명했다”면서 “내년 총선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오만을 심판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해찬 대표는 ‘의석 수’ 계산은 멈추고, ‘실정의 죗값’이나 계산해라”라고 했다.

민주평화당 역시 이해찬 대표를 향해 ‘유신정우회라도 만들고 싶은가’라며 비판 강도를 한층 높였다. 김정현 대변인은 “국민을 우습게 아는 오만한 발언이다. 촛불로 집권한 집권당 대표의 발언치고는 경박하기 짝이 없다”며 “헌정사상 최악의 국회로 기록되고 있는 1973년 9대 총선 때 유신정우회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들이 이해찬 대표 말대로 비례까지 해서 260석을 줄리도 없거니와 이런 식으로 원외위원장들 사기진작을 하려했다니 더 놀랍다”며 “정치의 요체는 2016년 촛불이 타오를 때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은 군주민수(君舟民水)와 같다”고 했다. 군주민수는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아무리 자당 원외 지역위원장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자리라고 해도 타당과 협의를 통해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집권여당 대표가 공석에서 할 말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민주주의는 다른 생각과 이념을 가진 이들이 모여서 모자이크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다른 가치를 존중하고 포용할 수 있는 집권여당의 풍모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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