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박씨는 16일 마약 간이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오전 10시께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나타난 박씨는 포토라인에 서서 “있는 그대로 성실히 조사를 잘 받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박 씨는 전 연인이었던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와 함께 올해 초 필로폰을 구매 해 황씨의 서울 자택 등에서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황씨는 경찰 조사에서 박씨와 함께 마약을 했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은 결코 마약을 한 적 없다며 강력히 부인했으나, 경찰은 통신 수사 등을 통해 황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박씨와 함께 마약을 했다고 주장하는 황씨의 관련 진술과, 통신 수사를 통해 드러난 박씨의 당신 동선이 대부분 일치하는 점, 결별 선언 후에도 박씨가 황씨의 자택에 올해 초까지 드나든 CCTV를 확보한 점 등으로 미루어보아 박 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16일 수사관 11명을 투입해 박씨의 경기도 하남시 소재 자택과 차량 2대,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마약 반응 검사에 필요한 모발 등 체모 채취를 위해 박 씨의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받아 집행했다. 그러나 박 씨는 최근 염색을 자주 했으며, 머리카락을 제외한 나머지 체모를 제모했다.

16일 박씨에게서 모발과 소변을 임의 제출받아 진행한 마약 간이 검사에서는 ‘음성’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모발과 소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했다.

드라이나 염색, 탈색을 자주 할 경우 모발 등 체모에 남는 마약 성분이 감소할 수 있어 검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 경찰은 이에 대해 박 씨가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라고 보고 있다. 

박씨는 “평소 콘서트 등 일정을 소화할 때 제모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