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들과 박원순 서울시장,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등 참석
광화문 광장 한켠에 4개 공간으로 조성, 희생자들 기억하는 시민참여형 공간 

12일 광화문 광장에 개관한 기억‧안전 전시공간 '기억과 빛' <사진=폴리뉴스>
▲ 12일 광화문 광장에 개관한 기억‧안전 전시공간 '기억과 빛' <사진=폴리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세월호 천막’이 있던 광화문 광장 한 켠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안전한 사회를 다짐하는 상징적 공간이 조성됐다. 서울시와 4.16연대는 12일 기억‧안전 전시공간의 개관식을 갖고 ‘잊지않겠다’는 다짐과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새겼다.

지난 18일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분향소 천막 14개 동을 모두 철거했다. 서울시는 이 자리에 면적 79.98㎡ 규모로 기억‧안전 전시공간인 ‘기억과 빛’을 만들었다. 

이번 개관식에는 세월호 유가족, 4.16연대 관계자, 박원순 서울시장,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자리했다. 또한 스텔라데이지호 유가족, 고 김관홍 잠수사의 유가족들과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들도 함께했다. 

4.19 가족협의회를 대표하여 선 ‘2학년 5반 큰 건우아빠’ 김광배 사무처장은 “이 곳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진상규명의 의지를 다시 모으기 위한 시민들과 함께하는 열린 기억공간을 세운다는 것은 세월호를 왜곡하고 지우려는 자들에게 시민들의 뜻을 알리는 엄중한 선포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아이들의 보금자리와 자리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 서울시와 관계자, 시민들께 감사를 표했다.

기억‧안전 전시공간 한켠에 마련된 희생자 학생들의 사진 <사진=폴리뉴스>
▲ 기억‧안전 전시공간 한켠에 마련된 희생자 학생들의 사진 <사진=폴리뉴스>

전시공간은 희생자 학생들의 사진, 키오스크 전시작품, 그림작품 등이 포함된 4개의 공간으로 조성됐으며, ‘그날의 기억, 기억을 담은 오늘, 내일의 약속’이라는 주제의 메시지로 세월호를 기억하고 안전의식을 함양하는 시민참여형 공간으로 조성됐다. 

개관식은 박원순 서울시장,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등의 기념사와 세월호 천막을 위해 도움을 줬던 단체들에 대한 감사패 수여, 가수 손병휘,이정열 씨의 공연, 큐레이터의 설명 및 세월호 5주기를 기억하는 손바닥 도장 퍼포먼스로 구성됐다.

개관식에 참여에 발언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폴리뉴스>
▲ 개관식에 참여에 발언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폴리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잊지않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개관식에서 “지난 4년 8개월, 1797일 동안 이 자리에 있었던 세월호 텐트는 온 국민의 분노와 슬픔을 담아내고, 스러져간 우리 가족들을 새롭게 지키고, 안전사회를 다짐하는 중심이 됐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렇기에 이 곳을 온전히 텅 비울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세월호 사건은 단순히 하나의 재난이자 참사라는 것을 넘어서서, 우리 대한민국의 존재 근거를 묻는 중대한 사건이었다”며 “아픔의 기억을 넘어서 다시는 이 땅에 그런 재난과 부실한 국가가 없도록 다짐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은 “세월호 사건은 우리 사회의 많은 민낯을 보여줬다. 우리가 외면했던 부정과 부실의 실체를 보여줬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의 존재에 대해서도 되묻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억과 빛’ 공간이 “우리 시민이 일상적으로 세월호를 만나는 기억의 공간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이 공간이 미래지향적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미래의 주체인 우리 아이들이 이 공간을 많이 찾아야 한다. 이 공간에서 세월호로 희생된 학생들이 바로 자신들의 친구였음을 느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5년 동안 부모님들이 외쳤던 가장 많은 얘기들은 ‘우리 어른들의 무책임으로 아이들이 희생됐다’는 메시지일거라고 생각한다”며 미래세대들이 이 공간에 많이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개관식에 참석해 발언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폴리뉴스>
▲ 개관식에 참석해 발언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폴리뉴스>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지난 2014년 7월, 안산에서 서울까지 1박2일 동안 세월호 부모들과 함께 행진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박 장관은 “유가족 부모님들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보내면서 4.16 이전과 이후의 대한민국으로 확연히 구분될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데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노란 나비 브로치를 달고 등장한 박영선 의원은 “작년에는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회장님이 사무실로 오셔서 세월호 어머님들이 만든 노란 나비 여러 개를 선물로 주시면서 그동안 많이 신경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나비를 보면서 너무 죄송했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고있는 세월호 유가족과 박원순 시장, 송영길 의원, 조희연 교육감, 박영선 장관, 신원철 의장 등 <사진=폴리뉴스>
▲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고있는 세월호 유가족과 박원순 시장, 송영길 의원, 조희연 교육감, 박영선 장관, 신원철 의장 등 <사진=폴리뉴스>


4.16연대·가족협의회, 세월호 5주기 기억문화제 개최...“진상규명·안전사회” 다짐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는 “이곳에 서면 기억나는 장면들이 참 많다”며 ‘유민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과 빼빼마른 뒷모습, 엄마아빠들이 삭발을 하던 모습과 그 때 절규했던 ‘호성이 엄마’의 모습을 꼽았다.  

박 대표는 기억공간에 대해 “이 곳이 세월호를 기억하고 그 기억으로 우리 사회의 어둠을 걷어내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책임을 방기했던 사람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16 이후는 그 이전과 달라야한다. 아직 확연하게 다른 세상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기억하면서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의지를 다지는 장소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도장을 찍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 <사진=폴리뉴스>
▲ 손도장을 찍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 <사진=폴리뉴스>
손도장을 찍고 있는 박원순 시장, 신원철 의장 <사진=폴리뉴스>
▲ 손도장을 찍고 있는 박원순 시장, 신원철 의장 <사진=폴리뉴스>

 

시민들과 참가자들은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기억공간을 둘러봤다. 노란리본 뱃지나 스티커, 고리를 달고 나타난 시민들도 함께 기억공간을 찾았으며 행사가 끝난 후 손바닥 도장 찍기 퍼포먼스에 동참하기도 했다.

오는 16일 세월호 5주기를 맞아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이번 주말과 다음주에 걸쳐 추모 릴레이 콘서트, 컨퍼런스 ‘기억: 오늘에 대일을 묻다.-기억, 책임. 미래’, 5주기 기억문화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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