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지대는 훤히 뚫려있어, 이것을 제대로 차지해야”
“어떻게 ‘우리가 1% 오르면 한국당 표 깎아먹는다’얘기 할 수 있나”

11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사무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1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사무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이 4‧3보궐선거 패배 이후 지도부 사퇴론을 두고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손학규 대표가 11일 당을 굳건히 지켜 혁신하면 내년 총선에서 제3당의 역할이 있다며 갈등 수습에 나섰다.

손 대표는 당초 김관영 원내대표 등이 해외 출장 중이고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의 당무 ‘보이콧’을 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이날부터 이틀간 휴가를 낼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당 사무처 월례회에 참석해, 당 내 ‘자유한국당행’ 움직임에 비판을 가하며 이같은 입장을 보였다.

손 대표는 또 당 소속 이언주 의원이 자신이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경남 창원성산에 ‘올인’하는 것을 두고 ‘창원에서 바른미래당 후보의 지지율이 1% 오를 때마다 범여권 후보가 당선될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고 비판을 가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경을 표출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당 사무처 월례회에서 “요즘 불안하신가. 불안할 것이다”며 “우리 당 전체가 불안하고, 또 바른미래당을 둘러싸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당직자들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위원장들, 또 바른미래당을 바라보는 국민들 모두가 ‘바른미래당 어떻게 될까’ 걱정들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저는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바른미래당이 굳건히 우리의 위치를 지키고, 다음 총선에 대비해 더욱 더 혁신하고 정비하고 그리고 총선에서 승리를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손 대표는 “이 불안이 결국은 ‘바른미래당이 과연 존속할 수 있을 것인가. 바른미래당 번호를 달고 나가서 다음 총선에 당선될 수 있을까’ 이런 불안에서부터 시작됐을 것”이라며 “창원 선거에서 우리가 참패를 했기 때문에 우리 바른미래당이 제대로 선거를 치를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의 실정, 실패 때문에 반문정서가 창원과 경상남도를 뒤덮고 있었다”며 “그렇게 해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올라가지만, 보수의 텃밭인 경남 창원에서 ‘한국당 저기는 안 된다’ 이런 얘기였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중간지대는 아주 훤히 뚫려있다. 이것을 우리가 제대로 차지해야 한다”며 “제가 당의 대표로 선거 패배에 변명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열된 선거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보았고, 이번에도 그대로 보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언주 의원을 겨냥해 “이번 선거에서 ‘우리 바른미래당 거기서 1% 올리면 자유한국당, 반문이 어떻게 되느냐’ 이런 얘기를 당내에서 하고 있는데 누가 바른미래당에 표를 찍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양대 거대세력의 흡입력, 원심력은 이미 작용하고 있었다. 민중당의 손석형 후보는 지명도 부분들이 상당히 높은데도 불구하고 득표율이 상당히 적었다”며 “그런데 우리도 득표율이 낮으니까 우리당 해체하고 그 쪽으로 가자? 어림없는 소리다”며 당 내 ‘자유한국당행’ 움직임을 경계했다.

그는 이어 “저는 더 이상의 분파작용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도 안 되고, 분파작용을 이제는 씻어내야 한다”며 “어떻게 선거를 하는데 ‘우리가 1% 올라가면 그것이 자유한국당 표를 깎아먹는다’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가”라고 거듭 비판했다.

손 대표는 “그냥 1당, 2당 선거에만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은 1당이나 2당에 끼어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바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가 꼭 그렇지 않다”며 “제3당과 4당의 역할이 있다”고 역설했다.

손 대표는 “‘우리가 제3당으로 남아 있겠다’가 아니다. 정치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극좌와 극우를 스스로 표방하는 사람들, 그쪽으로 가라는 것이다. 그 중원을 차지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대한민국 정치세력의 새로운 주축이 될 것이고, 우리가 만들어서 수권정당으로 집권을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어 “제가 원래 오늘내일 휴가를 가려고 했는데, 휴가를 못 갈 것 같다. 한미정상회담이 우리 시간으로 저녁에 시작해서 새벽에 끝날 것 같다”며 “최고위원회가 파행이고 그래서 그 김에 하루 좀 쉬자고 생각을 했는데, 최고위원들 다들 참석해주시기를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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