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용 교수 첫 단독저서
스포츠라는 거울을 통해 들여다보는 격동의 러시아 현대사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혁명 이후의 러시아 사회 변화를 이미지, 일상의 경험과 관련지어 연구해 온 박원용 부경대 사학과 교수가 ‘소비에트 러시아의 신체문화와 스포츠’를 출간했다. 

저자는 혁명 이후 러시아 현대사를 ‘스포츠’라는 요소를 통해 접근하며, 1920년대 이후 소련 사회의 변화과정을 설명하고, 동시에 올림픽 무대를 중심으로 전개됐던 소련과 미국의 ‘열전’을 소개했다.

이번 책은 박원용 교수의 첫 단독저서로,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은 러시아의 신체문화와 스포츠를 소개한다는 학술적 의의가 있다. 

박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혁명 이후 러시아 고등교육의 체재 개편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러시아 사회의 혁명 후 변화를 시각적 이미지, 일상의 경험과 관련지어 다수의 논문을 쓰며 러시아 현대사를 연구해 온 바 있다.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의 한 축을 담당했으며, 스탈린 체제는 그 소련의 기본 골격을 형성했던 시기다. 저자는 ‘스포츠’라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소재를 선택하여 러시아 정치사회적 변화, 1920년대와 스탈린시대, 냉전시대 등 전체적인 현대사를 조망하고자 했다. 

러시아 혁명 이후 볼셰비키 정권은 전제정 시대의 관습과 가치를 버리고 새로운 이념을 체득한 인민의 창조를 도모할 필요가 있었다. 볼셰비키 정권은 1920년대 교육을 통해 어느 정도 소비에트 이념을 흡수한 인민과 신엘리트층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지만, 절대 다수가 ‘소비에트 인간형’으로 재탄생 한 것은 아니었다. 

러시아 정부는 보다 포괄적인 지도원리의 필요성을 느꼈으며, 이러한 배경에서 ‘신체문화’의 이념이 출현했다. 신체문화는 ‘체육’, ‘스포츠’의 육체활동 뿐만 아니라 위생·건강 증진·국방 및 노동에 대한 관심·여가 등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제시됐다.

이번 책은 1부 ‘스포츠와 신체문화: 소비에트 신인간형 창조와 정의 긴장’과 2부 ‘올림픽 열전의 실제: 소련의 올림픽 참가부터 개최까지’로 나눠진다. 

1부에서는 경쟁을 바탕으로 승패를 확정짓는 것을 중요시하는 스포츠 문화가 사회주의 체제의 수호를 위해 집단적 가치와 이념을 중시하는 소련 사회와 어떤 현실적 갈등을 가졌으며, 소련의 지도부가 이러한 현실적 상황과 타협하면서도 이념적 원칙을 지켜나가려 했는지 소개한다.

2부는 소련이 냉전시대에 미국과 치열한 메달 경쟁을 벌이는 중 두 국가가 경쟁했던 구체적 방법을 선수양성, 선발과정, 금지약물의 사용 등으로 소개한다. 

저자는 이로써 “냉전기 올림픽이 어떻게 두 강대국의 치열한 선전무대로 활용되었는지, 또한 냉전이 종식된 현재적 시점에 올림픽을 국제정치 질서와 무관한 ‘순수한 인류의 제전’이라고 말하는게 어떤 의미인지를 다른 각도에서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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