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 통해 ‘카스’ 경쟁력 강화… 경쟁사 및 수입 맥주 공세 차단

오비맥주는 오는 2021년까지 3년간 신제품 개발과 생산시설 확충 등을 위해 최소 1조 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사진=오비맥주 제공>
▲ 오비맥주는 오는 2021년까지 3년간 신제품 개발과 생산시설 확충 등을 위해 최소 1조 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사진=오비맥주 제공>

[폴리뉴스 박현 기자] 오비맥주가 앞으로 3년간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5일 업계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오는 2021년까지 신제품 개발과 생산시설 확충 등을 위해 최소 1조 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이번 투자 계획 가운데 오비맥주는 우선 ‘카스’ 맥주의 품질 향상과 영업력 및 마케팅 확충을 통한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4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 2011년부터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자리에 오른 이래 지금까지 다져온 부동의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어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이번 투자 계획 가운데 특기할 만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20, 30대 젊은층의 감각과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경기도 이천 공장에 수제 맥주 생산라인을 신설하고, 연구개발과 생산설비 확충에 3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2016년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해온 ‘구스아일랜드’와 지난해 3월 인수한 ‘핸드앤몰트’ 등 기존 수제맥주 부문에 대한 투자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이달부터 광주공장에서 ‘버드와이저’ 500㎖ 병제품 생산을 시작하는 것도 이러한 다각화의 일환이다. 해당 버드와이저는 국내 시장에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패키지이며, 주로 일선 음식점이나 식당 등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그밖에 오비맥주는 각종 생산라인을 친환경시설로 대체하는 프로젝트에도 투자를 결정했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 아래 3년 내 이천과 청주, 광주 등 3개 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빠르면 올해 말부터 태양광 패널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오비맥주의 대규모 투자 계획은 최근 업계를 둘러싼 여러가지 여건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우선 경쟁사인 하이트맥주가 국내 맥주시장을 탈환하겠다는 각오 아래 6년 만에 지난달 ‘청정 라거’를 표방한 신제품 ‘테라’를 출시했다. 이에 더해 다채로운 맛과 향을 지닌 수입맥주 수백여 종이 소비자들의 기호를 자극하며 새롭게 대두,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오비맥주의 투자 계획은 이러한 상황 변화에 흔들림 없이 ‘카스’로 대변되는 국내 맥주업계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일각에서 간간이 제기되어온 매각설을 해소하려는 의도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번 대규모 투자 계획은 주세법 개정 이후를 겨냥한 오비맥주의 포석이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 정부는 맥주 출고가에 세금을 매기는 기존 과세 체제를 출고량에 따라 산정하는 방식으로 개편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맥주 수입가를 낮게 책정해 세금을 적게 내는 수법을 막으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맹점으로 인해 수입 맥주와 경쟁하는 국내 맥주의 가격 경쟁력과 생산 기반이 상당한 타격을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주세법이 개정돼 국내 맥주에 대한 역차별 요소가 사라질 경우 생산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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