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안보실장 붙잡아둔 한국당, 부끄러운 줄 알라”
한국 “김철수 속초시장, 산불 15시간 후 처음 상황실에 모습 드러내”
민경욱 ‘문 대통령 빨갱이’ 글 공유‧김문수 “산불정권” 발언 논란

지난 5일 열린 국회 본회의 <사진=연합뉴스>
▲ 지난 5일 열린 국회 본회의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발생한 강원도 지역의 대규모 산불로 인해 지역 주민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자유한국당 일부에서는 이를 정쟁에 이용하려는 행태까지 보이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국가 재난 상황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난 4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 붙잡아놨다며 책임론을 제기했고, 자유한국당은 속초시장의 부재를 비판하며 반격했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원내대변인은 7일 현안 관련 서면 브리핑에서 “한국당은 어제 우리당 홍영표 국회 운영위원장이 안보실장의 장황한 답변을 유도해 안보실장을 제 때 못보냈다고 또다시 트집을 잡았다”며 “그러나 국회 영상속기록을 통해 한국당에서 정의용 안보실장의 답변을 듣지 않고 자기 주장을 장황하게 거듭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변인은 “주어진 질의시간을 수시로 넘기고, 위원장에게 발언 기회도 얻지 않은 채 발언함으로써 시간을 지연시키는 모습 역시 볼 수 있다”며 “안타까운 것은 지금은 한국당이 국민들에게 사과할 국면이지 여당의 흠집거리를 찾을 때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국당은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아픔보다 여당을 공격하는 게 더 중요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전날 구두 논평에서 “부끄러운 줄 알라. 굳이 속초시장을 비판하겠다면 더 나쁜 것은 산불이 난 것을 알면서도 안보실장을 붙잡아둔 한국당”이라며 “속초시장의 경우 휴가를 내고 결혼기념일 맞이 가족 여행을 갔고, 산불 소식에 이튿날 가장 빠른 항공편으로 현장으로 향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재난 관리를 위해 정 실장의 이석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고 반박하며 민주당 소속 김철수 속초시장이 지난 4일 제주도로 휴가를 떠났다가 그다음 날 복귀한 점을 거론하며 비판에 열을 올렸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날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에 출연해 “(민주당이 국회 운영위원회가) 정회하는 동안 ‘재난 관리를 해야 하므로 정 실장을 보내 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거듭 주장하며 “이런 문제가 정쟁으로 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김철수 속초시장은 산불 발생 15시간 후, 상황실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으며, 그 사이 속초·고성 산림 250ha면적이 불에 탔고, 가옥 162채가 불에 탔으며, 지역주민 4000여명은 전전긍긍하며 야밤에 대피소 돗자리를 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마가 덮쳐도, 전쟁같은 참사가 터져도, 예견되었던 재앙의 기운이 짙어져도 환갑잔치는 포기하지 못하겠다는 집권여당 출신 지자체장의 사소한 행보 하나하나가 정권과 여당의 본모습을 보여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자유한국당 소속 정치인들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에 대해 부적절한 언급을 하면서 비판을 불러오고 있다.

민 대변인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새벽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산불이 북으로 계속 번질 경우 북한 측과 협의해 진화 작업을 하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빨갱이”라는 취지의 네티즌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해 논란이 됐다.

민 대변인이 공유한 글의 원문은 “대형 산불 발생 4시간 후에야 총력대응 긴급지시 한 문 대통령, 북으로 번지면 북과 협의해 진화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며 “빨갱이 맞다. 주어는 있다”고 적혀 있다. 민 의원은 이 글을 공유한 후 비판 글이 쏟아지자 페이스북에서 삭제했다.

앞서 민 대변인은 지난 4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만 인제, 포항, 아산, 파주, 네 곳에서 산불. 이틀 전에는 해운대에 큰 산불. 왜 이리 불이 많이 나나”라고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 대해 “문재인 ‘촛불정부’인 줄 알았더니, ‘산불정부’”라며 비난을 가했다.

김 전 지사는 “강원도만 아니라, 제 고향 경북 영천에도 제 평생 처음으로 산불 보도가 되네요”라며 “촛불 좋아하더니 온나라에 산불, 온 국민은 화병...”이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7일 ‘YTN’에 출연해 “국가 안전보다 이걸 어떻게 하든 간에 정치공세로 끌고 가겠다고 하는 생각을 과연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며 “대한민국의 정치가 왜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는지를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또 “당의 대변인이 이걸 색깔론적으로 빨갱이 맞다, 주어는 있다, 이런 식의 언급을 한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라며 “개인적 일탈이라도 이런 일탈이 계속돼서는 바로 한국당 전체의 인식이 잘못됐다는 걸로 번질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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