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최악 쓰라린 패배... 당의 근본적 변화 필요한 시점”
박형준 “손학규 리더십 보여준 게 별로 없어... 분란 겪지 않을까”
손학규 “이번 선거 망했지만 피해서 도망가는 일 있을 수 없어”

3일 오후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에 출마한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손학규 대표가 자리를 비운 가운데 하태경 최고위원, 이재환 후보 등이 허탈한 표정으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3일 오후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에 출마한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손학규 대표가 자리를 비운 가운데 하태경 최고위원, 이재환 후보 등이 허탈한 표정으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정치 행방에 빨간 불이 켜졌다. 4‧3 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손학규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손 대표를 향해 거취를 결정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손 대표는 4일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4‧3보궐 선거에서 스포트라이트는 바른미래당을 향하지 않았다. 손 대표는 창원성산에서 숙식까지 해가면서 선거 활동을 진행했지만, 창원성산 결과는 손석형 민중당 후보(3.79%)보다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3.57%로 4위에 머물렀다. 바른미래당보다 지지율이 낮은 민주평화당도 전북 전주시 라선거구 시의원 자리에 최명철 후보를 당선시켰다.

일찍이 이언주 의원은 손 대표에게 강도 높은 비난과 경고를 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손 대표를 향해 “찌질하다”고 말한 바 있으며, 지난 2일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그 정도(10%)도 얻지 못하고 희미하게 득표율이 나온다면 정치적 징계를 스스로 받아야 된다”며 손 대표를 압박했다. 10%는커녕 5%의 득표율도 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손 대표의 입장이 난처한 상황이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선거 결과가 나온 뒤인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손 대표와 상의해 당 지도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보궐선거 최악의 쓰라린 패배다. 당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라며 당 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바른미래당의 지역위원장들은 같은 날 국회 정론관을 찾아 “4‧3 보궐선거 결과를 보면 바른미래당에게 미래는 없었고, 새 비전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총선을 대비해 비상대책위원회체제로 전환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형준 동아대학교 교수는 이날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바른미래당이 상당히 큰 정치적 타격을 받았다”며 “중도라는 것은 중간에 있다는 의미가 이니다.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고 양쪽 지지층을 흡수하는 정당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서 손학규 리더십이 보여준 게 별로 없다”며 “그러니까 좀 기회주의적인 세력처럼 보이고, 뭔가 응집력이 없으니까 아마 당내 상당한 분란을 겪지 않을까”라고 평가했다.

주변의 사퇴 압박에도 손 대표는 대표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창원에서 열린 창원성산 보궐선거 후보 캠프 해단식에서 “제3의 길은 이번 선거만 보면 완전히 망했지만 그렇다고 피해서 도망가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주변에서 요구하는 거취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이어 “개혁에 대한 유권자 열망을 우리가 어떻게 완성해 나갈지가 중요해졌다”며 “선거를 치르면서 우리가 제3의 길, 중도실용의 길이 얼마나 어려운 길인지를 뼈저리게 느꼈다”고 밝혔다.

나아가 “새로운 정치의 길을 창원에서 시작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다음 선거를 준비해달라”고 요구했다. 

손 대표가 리더십 논란, 사퇴 압박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모습이 보이자 또다시 당 안에서의 내홍이 예상된다. 손 대표와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대위 체제가 꾸려질지, 비판을 감수하고 갈 길을 갈 것인지 바른미래당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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