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회담 결렬 후 첫 공개강연…"제재 강화시 北 핵포기 생각은 '환상'"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교착 국면인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관련해 "대화가 재개될 때 조기 수확(early harvest)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와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 주제 국제학술회의에서 "(북미대화에 대한) 회의론에 반박하기 위해서라도 크든 작든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 본부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이날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강연했다.

그는 하노이 회담과 관련, "북미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로 끝났지만 중요한 것은 북미가 긴 시간 서로의 입장을 교환했다는 점"이라며 "특정 이슈와 관련해선 진전이 있었고, 거의 합의할 수 있는 상태까지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의미 있는 실무급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탑다운 방식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노이 회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주된 원인도 협상 실무진들이 비핵화의 핵심 이슈와 관련해 충분히 논의하고 조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미대화에 대한 거세지는 회의론과 시간 부족, 북미 간 상호 불신 등도 북미대화 재개의 과제로 꼽았다.

대북제재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제재가 강화되면서 그 결과 북한의 내수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재가 북한이 '나쁜 결정'을 하는 것을 막는 수단(means)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제재가 우리의 문제를 근본적으로(fundamentally) 해결할 순 없다"며 "결국 '협상의 문'에 입장하지 않는 한 북핵 문제의 '최종 해결책'이라는 방에 들어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은 수십 년 간의 제재와 압박에도 핵무기 위협을 키워왔다"며 "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가하면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환상(illusion)"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본부장은 내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이제 하노이 회담 후 한달여 시간이 지난 만큼 이제는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역할을 할 시점"이라며 "다음 주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향하시는 데 이번 회담이 다시금 중요한 기회를 얻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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