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혁신, 기회‧위험 양면 잘 살펴야”

최성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28일 개최된 2019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12차 경제포럼 ‘혁신성장의 혈관, 금융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금융혁신과 금융감독’이라는 주제로 금융혁신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기본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이은재 기자>
▲ 최성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28일 개최된 2019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12차 경제포럼 ‘혁신성장의 혈관, 금융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금융혁신과 금융감독’이라는 주제로 금융혁신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기본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박현 기자] 28일 개최된 2019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12차 경제포럼 ‘혁신성장의 혈관, 금융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최성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금융혁신과 금융감독’이라는 주제의 패널 토론을 통해 금융혁신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기본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최성일 부원장보는 금융혁신의 목적은 금융소비자 보호 및 금융산업 경쟁력 회복에 있으며, 이러한 금융혁신을 펼쳐 나가는 데 있어 기회와 위험의 양면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권 전반을 감독하는 입장에서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혁신을 유도하는 가운데 올해 이를 위해 경쟁‧혁신 환경 조성에 힘쓸 것임을 강조했다. 

금융혁신, 금융소비자 보호 및 금융산업 경쟁력 회복 목적

최성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금융혁신 추진이 절실한 이유는 금융소비자의 실질적인 보호와 금융산업의 경쟁력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혁신을 위한 금융의 역할에 대해 최 부원장보는 첫째, ‘혁신’의 씨앗을 발굴하고 이들이 뿌리내려 싹을 틔울 수 있도록 자금을 공급하는 ‘혈관’으로서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것이며, 이는 주택 등 부동산 담보대출에 안주하는 금융이 보다 쓸모 있는 역할을 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둘째로 금융산업의 주가가 순자산 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등 질적 성장이 정체되어 수익성 전망 또한 비관적 평가를 받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금융혁신’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핀테크’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격랑을 맞이한 국내 금융산업에 있어 생존은 물론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금융산업은 아직까지 ‘혁신금융’과 ‘금융혁신’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충분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최성일 부원장보는 “지난 2017년 벤처기업 신규 자금의 60.5%가 정책지원금으로 조달되는 등 유망기업을 발굴․지원하는 모험자본 공급은 아직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인터넷․스마트폰 보급률은 세계 최고이지만 EY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의 “핀테크 적용률은 2017년 32%로 세계 평균 33%에 머물고 있는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우리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환 및 혁신 노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국내 은행은 디지털 혁신에 대한 경영진의 리더십과 미래 투자여력이 낮아 혁신을 주도하기보다는 신규 진입기업에 의해 와해될 가능성이 있다는 충격적 분석도 제기된다는 것이다.

최 부원장보는 핀테크 기업의 성장도 해외 주요국에 비해 다소 더딘 상황이며, KPMG 등이 선정한 2018년 글로벌 100대 핀테크 기업 중에 미국 18개, 영국 12개, 중국 11개, 호주 7개, 싱가포르 6개가 포함되어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2개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양날의 칼, 금융혁신

최성일 부원장보는 “금융혁신에 대한 감독당국의 시각은 다소 조심스러운 편”이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경험했듯이 통제되지 않은 혁신은 많은 경우 금융 불안이나 위기의 원인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감독당국으로서 지금의 핀테크와 금융혁신의 돌풍 또한 우리에게 도약의 기회이지만 다양한 위험 또한 내포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첫째, 금융회사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의 특성에 맞는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신용도가 낮거나 기록이 없는 소외계층까지 서비스 제공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금융과 관련이 없는 정보까지 이용함으로써 소비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거나, 상환능력을 보다 깊이 분석하게 되어 취약계층의 금융소외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둘째, 금융회사들은 A.I., 머신러닝 등을 통해 업무 효율을 대폭 제고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반면 의사결정과정이 불투명해져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고,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외부에서 제공받는 과정에서 새로운 유형의 운영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셋째, 금융시스템 차원에서도 정보분석 시간과 비용 절감으로 정보비대칭이 완화되고, 정보가 가격에 신속히 반영되어 시장의 효율성과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수의 시장 참여자가 알고리즘 매매 등 동일한 전략을 구사할 경우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어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혁신 유도 

최성일 부원장보는 금융혁신의 원칙과 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부원장보는 “금융혁신은 첫째, 건전한 경쟁이 이뤄지는 가운데 금융소비자의 권익은 제고하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은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시장에 자유롭게 진입해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둘째, 원칙에 기반한 유연한 감독을 펼쳐 나가고자 한다”며 “핀테크 혁신은 기존 금융서비스의 패러다임을 허무는 측면이 있어서 필연적으로 규제 공백이 발생할 수 있고, 과거처럼 법에 명시된 것만 경직적으로 허용할 경우 혁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헸다.

최 부원장보는 “셋째, 신뢰를 바탕으로 금융소비자, 혁신기업, 기존 금융회사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도록 유도할 방침”이라며 “당장의 이익만을 위해 만든 상품은 아무리 혁신적이어도 결국 소비자 피해를 초래하고 핀테크 전반에 대한 신뢰까지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혁신은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 모두 소비자와 금융시장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는 ‘책임혁신’의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올해 금융혁신 위해 경쟁‧혁신 환경 조성

최성일 부원장보는 “올해 금융감독원은 금융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실물경제를 원활히 지원할 수 있도록 경쟁과 혁신의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스스로 결과에 책임지는 책임혁신을 정착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산업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등 금융회사의 원활한 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혁신적인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오류나 시행착오에 대해서는 제재를 감경하고 규제 샌드박스가 정착되도록 적극 지원하여 금융회사의 혁신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둘째, 금융산업의 책임 혁신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산업의 핀테크 혁신을 자문 등을 통해 적극 뒷받침하고 레그테크 도입 등을 통해 규제준수 부담을 더욱 완화하는 한편, ICT 기술 발전과 전자금융거래 확산에 따른 개인정보침해, 해킹 등 디지털 리스크에 대해서는 감독, 검사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셋째, 핀테크 시대에 발맞춰 금융감독 역량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리고 강조했다. ICT 기술을 감독․검사업무에 접목하는 등 지능형 금융감독체계를 구현하고 인허가, 검사 품질관리 등을 지속 개선함과 동시에 인사, 연수 시스템을 개선해서 감독․검사․소비자보호 등 분야별로 특화된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최성일 금감원 부원장보는 “지난주 정부가 대통령 주재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을 개최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혁신금융 추진방향’을 발표했다”며 “오는 4월 1일부터는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위한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 또한 혁신금융, 금융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소비자, 혁신기업, 금융회사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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