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 낮추고 부드러운 맛 변화… 과감한 혁신 시도

막걸리가 최근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부담없이 마시기에 적합한 술로 인식되며 다시 시장 활성화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 막걸리가 최근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부담없이 마시기에 적합한 술로 인식되며 다시 시장 활성화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폴리뉴스 박현 기자] 막걸리가 다시 열풍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부담없이 마시기에 적합한 술로 인식되는 가운데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들 젊은층의 기호와 취향에 맞춘 맛과 향을 앞세우며 주류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운영하는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막걸리와 동동주를 포함한 탁주의 소매점 매출액은 30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막걸리가 시중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2009년 이후 괄목할 만한 성장세로 다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막걸리가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한 요인은 주요 업체들이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와 과감한 혁신을 추구한 데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중장년층을 위주로 하는 종래의 노후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층의 입맛과 트렌드에 맞도록 다양한 시도를 펼친 결과 그 결실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도수를 낮추고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탈바꿈하며 20~30대 젊은 소비자들에게 가볍게 즐기기 좋은 술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또한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는 가운데 과일류 등 다채로운 재료를 활용, 신선한 맛을 표현하고 유산균이나 식이섬유 등 건강도 강조하고 있다. 그밖에 한층 세련된 디자인의 패키지와 새로운 느낌의 TV 광고로 젊은층의 감각에 부합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10월 출시 후 4개월 만에 100만 병 판매를 돌파한 ‘인생막걸리’다. 국내 막걸리 시장 점유율 1위인 서울장수가 22년 만에 신제품으로 내놓은 인생막걸리는 5번의 담금 과정과 저온 발효 공법을 적용,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부드러운 풍미와 함께 발효 중 생성되는 풍부한 맛을 한층 극대화했다. 제품 디자인도 감각적인 멀티 패키지 3종으로 구성해 차별화를 강조했다. 아울러 TV CF에 배우 임원희와 조우진을 기용, 젊은층에 코믹한 감성을 불러일으킨 것도 상승 효과를 가져왔다.

지난 2017년부터 업계 최초로 일본 벚꽃축제 시즌에 ‘국순당 생막걸리 벚꽃 에디션’ 10만 병을 계절상품으로 수출한 국순당은 올해도 10만 병을 수출했다. 이어 최근에는 주력 제품인 ‘대박 막걸리’와 ‘국순당 생막걸리’의 봄 에디션 제품 2종을 계절 한정판으로 출시,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특히 패키지 디자인에 봄철에 어울리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감성적인 분위기를 나타냈다.

배상면주가는 2017년 4월부터 공유 막걸리 레시피에 따라 각 지역의 사업주가 막걸리를 직접 제조․유통할 수 있도록 양조장 비즈니스 ‘동네방네양조장’을 펼치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 전북 고창에서 생산되는 저온살균 막걸리인 ‘느린마을막걸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느린마을막걸리는 고창 현지 쌀과 누룩 및 물을 원료로 하는 생막걸리로, 생쌀을 갈아 발효시키는 독특한 방법으로 만들어져 신선함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앞세우고 있다.

그밖에도 지역별로 생산되는 다양한 막걸리 제품이 젊은 소비자들의 미각을 자극하며, 최근의 막걸리 활성화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0년 이후 한동안 부진했던 막걸리가 이제는 대형마트뿐 아니라 편의점까지 유통망을 늘리는 가운데 젊은 세대의 감각과 기호에 맞도록 더욱 차별화된 맛을 통해 승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