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베트남 등 주가 호황
부채 위험성 우려도

[폴리뉴스 임지현 인턴기자] 올해 들어 신흥국 투자 시장이 다시 부흥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근 FTSE러셀과 S&P 다우존스로부터 신흥국 시장 지수에 편입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식 매수 열기는 뜨거웠다.

18일 블룸버그는 14일 기준 한 주 사이 해외 투자자들이 사들인 사우디 주식이 16억 리알(4억 27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5년 주간 데이터 집계 시작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베트남 VN지수는 900선 아래서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지만 12일 5개월 만에 1000선을 회복했고 15일 올해 지수 상승률만 12.5%에 이르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1월 9일까지 신흥국에 유입된 펀드 자금은 약 30억 달러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선진국에서는 179억 달러의 펀드 자금이 빠져나갔다. 

또 트림탭스인베스트먼트리서치는 2월 5일(현지시간) 기준 뉴욕 증시에 상장된 신흥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에 5거래일간 35억 달러(3조 9305억 원)가 유입됐다고 밝혔다. 이는 5거래일 기준 2014년 4월 이후 5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침체기를 거친 신흥국 증시가 다시 호황세를 탄 이유 중 하나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의 감소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금리 인상을 9차례 단행해 기준금리를 2.5%까지 올렸다. 그러나 경기 둔화 전망에 올해는 잘해야 한 번 정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13~15일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 올해 금리 인상이 한차례에 머물러 최대 2.75%일 것으로 이코노미스트 32명이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는 연준이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해 3.25%까지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당분간 신흥국들은 금리 인상에 초점을 맞춘 긴축적 통화정책에서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 갈등 완화 조짐이 보인다는 점도 투자 시장 호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흥국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요소 중 하나인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분쟁은 최근 중국 정부가 ‘외상투자법’을 통과시키는 등의 노력을 하면서 화해의 여지를 보이고 있다.

외상투자법은 ▲외국인 투자자 내국민과 동일 대우 ▲네거티브 리스트(현재 48개) 관리 제도 시행 ▲외자 기업의 중국 내 IPO ▲회사채 발행 등 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 허용 등 국외 투자 규제 완화가 골자다.

그러나 신흥국들이 짊어지고 있는 부채의 위험성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따르면 신흥국 경제의 5대 리스크 요인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흥국의 5대 리스크 요인은 ▲G2 무역마찰 속 중국 경기둔화 ▲금융 불안 가속화 ▲부채 리스크 확대 ▲원자재 가격 불안정 등이 꼽혔다. 

일각에서는 투자 악재로 작용했던 요소들이 옅어지긴 했지만 신흥국 투자는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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