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태 후 처음으로 2년 5개월만에 30%대 진입
대여 공세 더욱 강화, 황교안 “국민이 문재인정부의 폭정 심판 시작”

지난 7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 <사진=한국당>
▲ 지난 7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 <사진=한국당>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으로 30%대를 회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한국당이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리얼미터는 지난 11일 YTN 의뢰로 지난 4∼8일 전국 성인 남녀 2천518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1.6%포인트 상승한 30.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1%포인트 내린 37.2%로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당 지지율이 30%대에 진입한 것은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지난 2016년 10월 31.5%를 나타낸 2주 차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한국당의 지지율은 ‘5.18 망언’ 파문이 불거지면서 계속해서 상승세를 타다가 잠시 하락세로 접어들기도 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조사한 주간 집계를 보면, 한국당 지지율은 25.2%로 전주보다 3.7%포인트 떨어졌었다. 자세한 여론조사 관련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5.18 망언’과 한국당이 전당대회에서 급격한 우경화 쏠림 현상을 보이면서 지지율이 잠시 하락해 ‘역(逆)컨벤션효과’라는 말까지 나왔었다.

▲ 한국당 ‘5.18망언’ 징계 뭉개기, 박근혜 탄핵 부정‧석방 주장까지...
   극우 ‘태극기부대’ 주장과 일치, ‘도로 친박당’ 회귀에도 지지율은 상승
 
그러나 한국당의 지지율이 다시 상승해 30%대에 진입한 것은 한국당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미세먼지 악화 등 민생·경제의 어려움 가중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12일 ‘폴리뉴스’ 통화에서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은 새로운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며 “또 민주당이 더 못해서 그렇다. 미세먼지 분노가 더 심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당 지지율이 30%대를 회복하면서 한국당의 대여 공세 목소리는 더욱 더 커지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11일 경남 창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 상승에 대해 “국민이 이 정부의 폭정에 심판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당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그런 반증이 아닐까 생각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한국당의 우경화 현상은 더욱 강화되고 있고 색깔론과 막말에 얼룩진 오만의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한국당이 사실상 ‘5.18망언’ 파문 김진태 의원과 김순례 최고위원 징계 ‘뭉개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들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고 당사자들도 ‘5.18망언’ 파문 공격은 민주당 ‘프레임’이라며 당당함을 보이고 있다. 역사적·법적 규명이 끝난 ‘5.18' 모독에도 전혀 반성이 없고 징계에도 나서지 않는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친박 홍문종 의원은 지난 6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5.18망언’ 파문에 대해 “전임 비대위가 잘못 대응했다”며 “5.18 유공자 숫자가 왜 이렇게 늘고 있나. 그 사람들이 무엇을 했기에 숫자가 늘고 무슨 혜택을 받느냐 이런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과연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김순례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자기들 흠결을 가리기 위해 짜놓은 프레임에 우리를 링에 몰아넣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짜놓은 프레임에 가두고 그 속에 우리끼리 설왕설래 할 순 없다. 앞으로 이 점을 숙고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윤한홍 의원은 지난 11일 창원 성산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같은 당 강기윤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도당 앞에서 5·18 데모하는 사람을 봤다”며 “(이승만정권을 무너뜨린 4·19의 도화선이 된) 3·15 정신을 팔아먹은 사람이 5·18 데모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기가 전라도냐”라며 지역 감정을 부추기는 발언을 했다.

또한 한국당은 전당대회 기간 황교안 대표, 김진태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부정 발언을 한데 이어 최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태극기부대 등 극우세력의 주장과 일치하는 것이다. 또 한국당이 ‘도로 친박당’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박 전 대통령이) 오랫동안 구속돼 계신다. 이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의견을 감안한 조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도 “정치적으로 때가 되면 사면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경우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빗대며 색깔론 공격을 퍼부었다.

나 원내대표는 12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며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색깔론, 정부여당에 대한 저주만 가득차 있다”, 바른미래당은 “싸구려 비판, 극우파독재 우려”, 민주평화당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일본 자민당 수석대변인’ 운운하면 되겠나”, 정의당은 “있어서는 안 될 막말”이라고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 “개혁적 자기성찰 없는 지지율 상승은 아주 큰 독”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국당이 여전히 색깔론에 의존하고 있고 ‘5.18망언’ 징계 ‘뭉개기’에 들어간다거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부정하는 발언이 나오는 등 우경화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음에도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오히려 장기적으로 ‘독’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지난 1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금 한국당 지지율이 올라가는 게 결국 야권 유력한 대권후보의 등장으로 인해서 보수민심이 결집한 것”이라며 “지금은 일시적으로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만, (황교안 대표가)정치지도자로서 단호하게 혁신하지 않은 모습, 친박 진영에 너무 영합하는 모습, 5.18이라는 역사적 가치를 부정하는 모습, 이것은 반드시 중도보수도 떠날 수밖에 없는 태도다. 이래서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와 통합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제가 경고를 드리는 것”이라며 “저는 보수정당이 거듭나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처럼 가면 지금의 이 지지율이 항상 간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폴리뉴스’ 통화에서 한국당의 지지율 30%대 회복과 관련 “한국당에게는 아주 큰 독이고 이미 독으로 작동됐다”며 “오늘 나경원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은 지지율이 높은 것에 대한 자만심이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한반도 평화문제를 어떻게 접근할 것이냐에 따라서 보수적 중도를 끌어올 수도 있는 것이고 ‘5.18망언’을 도려내는 것은 한국당에게는 중요한 새로운 자기 변화이고 보수층 중심에 안착할 수 있는 찬스였다”며 “개혁성 있는 자기 성찰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한국당의 지지율이 높아진 것은 자만을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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