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국내 항공사 주가 하락...아시아나항공만 반등

'보잉 737-맥스8'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공항에 착륙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 '보잉 737-맥스8'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공항에 착륙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임지현 인턴기자] 10일 케냐 나이로비행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가 이륙 6분 만에 추락했다. 탑승객 157명 전원이 숨진 대형 참사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문제는 해당 기종의 비행기 추락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29일 추락해 탑승자 189명 전원이 숨진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여객기 역시 ‘보잉’사에서 생산한 ‘보잉737 맥스8’ 기종이다. 해당 기종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지면서 보잉사의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

같은 기종의 항공기를 소유한 국내 항공사가 있는 만큼 보잉사 여객기에 대한 의혹이 국내 증시에 미치고 있는 영향이 주목된다.

로이터통신, 미CNBC 방송 등은 연이은 항공기 추락으로 ‘보잉’사가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사고 다음 날인 11일(현지시각)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보잉의 주가는 9‧11 테러 사태 이후 최대폭인 12%가 넘는 하향세를 보였다. 이후 5.3% 하락한 400.01 달러에 장을 마쳤다. 막판에 주가가 소폭 오른 이유는 ‘보잉737 맥스8’ 기종이 여전히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airworthy) 기종’이라고 입장을 밝힌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고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지만 지난해 라이언에어 여객기 추락과 같은 원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라이언에어 여객기 추락은 비행기의 받음각(AOA) 센서 오류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AOA센서는 받음각 각도를 조절해 기체의 수평을 유지하게 하는 장치다. 센서 오류로 수평비행이 불가능해져 기체 앞부분의 고도가 급격히 떨어졌다는 것이다. 기계 결함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보잉은 현재 해당 기종을 370대 이상 출하했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1월 ‘맥스9 베리에이션’, ‘맥스7’, ‘맥스10’을 포함한 맥스 기종을 5000대 이상 주문받은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항공기들이 보잉의 향후 출하량의 3분의 2가량으로 추정되며 보잉의 연수익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향후 여객기 기계설비 결함이 원인이라는 근거가 나올 시 보잉사가 받을 타격은 상당하다. 
세계 최대의 항공우주 기업의 위기로 국내 항공사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에도 이미 사고 항공기가 도입돼 있거나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대한항공은 전일대비 2.16% 하락한 3만 3950원에 장을 마쳤다. 더불어 아시아나항공 2.29%, 진에어 0.45%, 티웨이항공 3.39% 등 대부분의 항공주가 떨어졌다. 

국내 항공사 중 해당 기종을 실제 운항하고 있는 것은 비상장 기업인 이스타항공뿐이다. 이스타항공 측은 현재 두 대를 구입해 국내선과 일본과 태국 등 국제노선에서 운항 중이다.

문제는 이스타항공을 제외하고도 다수의 국내 여행사들이 이미 상당한 규모의 도입 계약을 맺었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이 올해 우선 도입할 6대를 포함해 총 30대를 들여올 계획이고 티웨이항공은 2021년까지 10대 이상, 제주항공은 2022년부터 최대 50대를 도입할 예정으로 2025년까지 100대 이상의 사고 기종의 여객기가 들어올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기종을 도입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부 국가가 해당 항공기에 대해 운항 중지 조치를 취한 것도 국내 항공에 대한 불안감을 더한다. 
총 96대의 ‘보잉737 맥스8’ 기종을 보유한 중국 민용항공국은 안전을 위해 자국 항공사들에 해당 기종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인도네시아 항공당국도 자국 내 항공사가 운용하는 해당 여객기를 전수조사한 뒤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항공기에 대해서만 운항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항공사들은 총 14대를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만큼 ‘보잉737 맥스8’의 몰락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5개월 만에 같은 기종의 항공기가 두 대나 추락한 이례적인 상황이라 업계에 퍼지는 불안감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 역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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