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현대사의 질곡마다 큰 어른으로 민중과 함께”

고 문동환 목사 <사진=연합뉴스>
▲ 고 문동환 목사 <사진=연합뉴스>

군부독재시절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문동환 목사가 지난 9일 향년 9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조카인 배우 문성근씨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등은 10일 문 목사가 전날 저녁 5시50분에 작고했다고 전했다.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을 펼친 고 문익환(1918~1994) 목사의 친동생인 문 목사는 지난 1921년 북간도 명동촌에서 문재린 목사와 여성운동가 김신묵의 3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목사이자 교육자였으며 민주화운동가이자 정치인이기도 했다.

문 목사는 1961년 한신대학교 교수로 부임해 민주화운동을 이끌다가 유신정권의 탄압으로 1975년 해직됐다.

그는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구속됐다.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2년여간의 수감생활을 한 후 문 목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익환 목사 등 구속자 석방을 위한 농성과 시위를 벌였다. 그는 1979년 동일방직 및 와이에이치(YH) 노조원의 투쟁을 지원하다 다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문 목사는 198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평화민주당 수석부총재로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됐으며 13대 국회의원과 5.18광주민주화운동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문 목사는 이후 3당합당에 반대해 정계를 은퇴한 바 있다.

문 목사는 2009년 자서전 '문동환 자서전 - 떠돌이 목자의 노래'를, 2012년 '바벨탑과 떠돌이'를, 2015년 '예수냐, 바울이냐', 2017년 '두레방 여인들' 등을 펴냈다.

문 목사의 빈소는 서울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7시,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문동환 목사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고인의 삶을 추모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10일 오전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고인은 독립운동사, 민주화운동사, 교육사, 민중사를 온몸으로 겪으며 한 순간도 안주하지 않고 행동하는 실천가로서의 삶을 살았다”며 “편안한 삶을 스스로 마다하고 끊임없는 자기혁명과 실천으로 우리 현대사의 질곡마다 큰 어른으로 민중과 함께 하셨다”고 평가했다.

홍 대변인은 “민주화운동의 큰 별이자, 민중과 함께한 목회자 문동환 전 의원님의 명복을 빌며, 더불어민주당은 고인께서 평생의 삶으로 보여주신 정의로운 실천가의 정신을 이어갈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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