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경쟁력은 ‘광주다움’…의향(義鄕)·예향(藝鄕)·미향(味鄕)

이용섭 광주시장이 2월 19일 서울 용산역에 위치한 광주·전남 비즈니스센터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광주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이은재기자>
▲ 이용섭 광주시장이 2월 19일 서울 용산역에 위치한 광주·전남 비즈니스센터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광주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이은재기자>

 

이용섭 광주시장이 “광주가 정의롭다는 이유만으로 잘 살아야 역사가 교훈을 남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용섭 시장은 2월 19일 서울 용산역사에 위치한 광주·전남 비즈니스센터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희생을 통해 역사의 물꼬를 바로 돌린 곳이 광주”였다면서 “광주는 정의로운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오랜 차별과 소외로 많이 낙후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시장은 광주의 경쟁력은 ‘광주다움’이라면서, 정의로운 의향(義鄕), 전통문화예술의 예향(藝鄕), 맛깔스러운 음식 미향(味鄕)의 ‘삼향’을 광주다움으로 꼽았다. 여기에 2000여 개에 가까운 전남 천혜의 섬과 해안선을 상품화·브랜드화하고 이것을 구체화시킨 게 바로 ‘이용섭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지난 7개월 간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16년간 논쟁했던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추진했고, 4년여간 타결되지 못했던 광주형 일자리 문제, 군 공항 이전문제, 한전공대 부지문제 등 이전 시장들이 남긴 미해결 사항을 처리했다며, 이제는 이용섭표 정책들을 시행해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시대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이 시장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일자리경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4륜 구동 시스템이다”면서 “경제 주체들이 그걸 수용하고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속도로 정책을 시행하면 부담이 된다”며 “방향성은 맞지만 좀 더 현장의 의견을 들어 점진적으로 했어야 된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는 7월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관련해 “세계 5대 메가스포츠대회 중 하나”라고 소개하고, 만약 북한이 참여할 경우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의 물꼬를 튼 대회였다면,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한반도 평화의 물결이 넘실대는 평화의 대회가 될 것”이라며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다음은 이용섭 시장과의 시정 관련 인터뷰 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제1공약이 일자리 창출이었다. 그런데 일자리가 생각만큼 되지 않아 대통령이 대국민 유감도 표시했다. 시장님은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그 때 책임자였는데, 우리나라 현재 일자리를 어떻게 평가하시고 어떻게 나아가야 된다고 보나. 그 연장선상에서 광주형 일자리를 만들어 내신 것 같은데 전국적인 단위에서는 어떤가?

저는 일자리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의 역할이 일자리 인프라와 시스템을 까는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국정운영 시스템을 일자리 중심으로 다 바꿨다. 각 부처에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중요한 정책이나 큰 예산을 집행할 때 고용영향평가를 하도록 했다. 평가할 때는 좋은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창출했느냐, 이 지표에 가중치를 뒀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나아가야 할 일자리 정책 로드맵도 만들었다. 도로에 비교하면 일자리 고속도로를 깐 거다. 이제 일자리 차량이 달리게 되면 시민들도 성과를 느낄 것이다. 그런 작업이 제 역할이라고 봤고, 그 역할은 다 하고 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30만 이상 매달 취업자가 늘어났으니까 일자리 사정이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정책 시차(policy lag)라는 게 있다. 어떤 정책이 만들어져서 현장에서 성과가 나려면 예산도 따와야 되고, 국회에서 통과도 돼야 하고, 시민들 속으로, 현장 속으로 파고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구하고 있는 일자리경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4륜 구동 시스템이다. 이 방향성은 맞다고 보는데, 이게 성과가 나려면 좀 시간이 걸린다. 

또 하나의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게 아무리 방향성이 맞다고 하더라도 경제 주체들이 그걸 수용하고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속도와 정도로 정책을 시행하면 부담이 된다. 그런 면에서 최저임금 속도가 좀 빨랐고, 노동시간 단축하는 것도 좀 더 현장의 의견을 들어서 점진적으로 했어야 된다는 생각이다. 이런 보완장치를 하면서 이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정책이 효과를 내게 되면 좋아지리라 본다.

이용섭 시장이 광주의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광주시청 제공>
▲ 이용섭 시장이 광주의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광주시청 제공>

 

-중앙정부에서 일하셨지만 광주시의 국회의원이었다. 광주에 대한 시장님의 비전이 궁금하다. 

저는 (광주로) 내려가면서 스스로에게 ‘준비된 시장’이라고 얘기했다. 광주는 정의로운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오랜 차별과 소외로 인해서 많이 낙후됐다. 그러니까 일자리가 부족하고, 살기가 팍팍해 2012년부터 인구가 순유출되고 있다. 2017년만 해도 8100명이 광주를 떠났다. 그 중에 66%가 젊은 사람들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1인당 소득도 전국 평균이 연 3200만 원 정도인데, 광주는 2200만원 밖에 안 된다. 자칫하면 광주가 대한민국의 변방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저는 비전을 ‘광주, 대한민국 미래로!’ 이렇게 제시했다. 광주를 대한민국의 중심, 대한민국의 미래로 우뚝 세우겠다는 것이다. 

시정 목표는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로 정했다. 광주가 정의롭다는 것은 다 인정하는 사실 아닌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시대정신과 대의를 쫓아 자기희생을 통해서 역사의 물꼬를 바로 돌린 곳이 광주다. 저는 광주가 정의롭다는 이유만으로 잘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역사가 교훈을 남길 수 있고, 사회가 어려울 때마다 정의로운 도시가 되려고 노력하지 않겠나? 

시정방향은 두 가지로 내걸었다. 하나는 좋은 일자리 창출. 그것은 좋은 일자리만이 행복한 삶의 시작이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광주다움의 회복이다. 이것은 제가 유달리 강조하는 것인데, 가장 한국적인 것, 가장 광주다운 것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 

광주의 경쟁력은 삼향(三鄕)의 고을이라는 것이다. 정의로운 의향(義鄕), 전통문화예술의 예향(藝鄕), 맛깔스러운 음식 미향(味鄕). 여기에 2000여 개에 가까운 전라남도 천혜의 섬과 해안선을 융복합시키고 상품화·브랜드화·산업화 해서 광주에 가야만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일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것을 구체화시킨 게 이용섭표 정책이고, 공약이다. 

그런데 내려가서 보니까 역대 시장들께서 저한테 너무 많은 미해결 사항을 넘기셨다. 길게는 수십 년, 짧게는 수년 된 해묵은 과제들을 해결하느라 실은 지난 7개월 동안 정작 이용섭표 정책은 실천도 못해봤다. 예를 들면 16년 동안이나 논쟁이 되어 왔던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이것을 제가 가장 투명하고 공정한 공론화를 거쳐서 원안대로 건설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그래서 상반기에 착공을 하게 된다. 반대했던 분들까지 이제 다 지원을 해주고 있고,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 만약 공론화하지 않았다면 2023년 완공할 때까지 광주 지역사회는 분열과 갈등의 늪에 빠져 있었을 것이다.

-공론화위원회를 운영하시는 건가?

그렇다.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서 시민들 약 78%가 도시철도 2호선을 건설해야 된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그렇게 생활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고, 광주가 또 하나의 협치행정의 모델을 만들었다. 군 공항은 전남으로 가져가는 것으로 전라남도 지사와 합의했고, KTX가 들어가지 않아서 낙후됐던 문제, 또 호남의 관문인 송정역 개발 문제도 새로운 시작을 했다. 

가장 큰 것은 지난 4년 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광주형 일자리 문제를 해결했고, 해묵은 과제들은 거의 다 해결됐다. 그래서 저는 지난 7개월은 궤도를 이탈한 광주 시정을 정상궤도로 안착시킨 기간이었다 이렇게 평가를 하고, 이제 앞으로는 제가 추진하려고 했던 여러 가지 정책들을 시행해서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시대의 원년으로 만들 것이다.

지난해 8월 20일 광주‧전남 상생협력을 위한 첫걸음으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한 MOU 체결후 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포옹하고 있다. <사진=광주시청 제공>
▲ 지난해 8월 20일 광주‧전남 상생협력을 위한 첫걸음으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한 MOU 체결후 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포옹하고 있다. <사진=광주시청 제공>

 

-최근 광주·전남 소식 중에 눈에 띄는 것이 한전공대 문제다. 한전공대 부지가 결정됐는데?

저는 당초 한전공대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떻게 하면 세계적인 공과대학으로 육성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한민국이 에너지 강국으로 가고, 또 어떻게 지역사회의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냐, 이게 중요하다고 봤다. 그러면 관건은 세계적인 석학들과 연구진, 그리고 아주 유능한 학생들이 와야 되는데, 그러려면 그 분들이 연구할 수 있는 연구 시스템이나 산학연이 갖추어져 있어야 되고, 또 여건도 좋아야 된다. 문화시설도 있어야 된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광주로 오는 게 맞다. 광주의 이기주의가 아니고 세계적인 대학으로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그렇다. 

또 하나는 2006년 광주와 전남이 공동혁신도시를 만들었다. 광주가 통 크게 전라남도 나주로 혁신도시를 내려 보냈고 한전이 지금 나주에 있기 때문에 대학 정도는 광주에 오는게 상생의 의미도 있겠다 싶어 한전공대가 광주로 오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걸 가지고 광주와 전남이 치열하게 경쟁하면 그것도 상생의 원리에 반해서 한전공대 부지 결정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했다. 결국은 나주로 결정되어 그걸 수용했고, 한전공대가 당초 예정대로 개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다. 

-말씀하신 것처럼 세계적인 공과대학으로 가려면 세계적인 석학과 연구진, 또 산하기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포항공대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서 상당히 어렵게 갔다고 하던데, 한전은 자체로도 힘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일부에서는 한전이 마치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 때문에 지역사회나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한전이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으로 발전하려면 한전 공과대학 같은 이런 씽크탱크나 석학들을 육성해 뒷받침을 해줘야 된다. 그러니까 이것은 대한민국을 에너지 강국으로 발전시키고, 광주·전남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한전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계속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한전이 책임지는 일인가?

그렇다. 한전이 만드는 건데, 이번에 전라남도가 부지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한전 공과대학을 운영할 때 운영비도 상당 부분 부담하는 것으로 그렇게 결정됐다고 알고 있다. 이제 지역사회가 다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용섭 시장이 지난해 12월 16일 중국 항저우시 올림픽 엑스포센터에서 CCTV, CNN 등 세계 140여 개 미디어를 상대로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광주의 매력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광주시청 제공>
▲ 이용섭 시장이 지난해 12월 16일 중국 항저우시 올림픽 엑스포센터에서 CCTV, CNN 등 세계 140여 개 미디어를 상대로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광주의 매력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광주시청 제공>

 

-7월에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광주에서 열린다. 북한 선수단 참가 전망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7월 12일부터 31일간 열린다. 200개 국가에서 15000명이 참가하고, 10억 명이 시청하는 세계 5대 메가스포츠대회 중 하나다. 하계올림픽, 동계올림픽, 월드컵, 그리고 세계육상대회, 세계수영대회, 이 다섯 가지를 메가스포츠대회로 꼽는데, 이 5개를 다 개최한 나라는 지금까지 독일, 일본, 이탈리아 세 나라밖에 없다. 우리가 이번에 개최하면 세계에서 네 번째로 5대 메가스포츠대회 개최국이 되고, 대한민국은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얼마나 많은 세계인들의 관심과 이목을 받느냐, 또 성공할 수 있느냐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게 또 북한선수단과 응원단, 예술단이 참여하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우리는 통일부와 주무부서인 문화관광체육부를 통해서 정식으로 제안했고, 이낙연 총리도 제안했다. 또 얼마 전 스위스 로잔에서 도종환 장관과 북한 체육부 장관 간에 회담이 있었는데, 그 때도 도 장관이 북한을 초청하는 제 서안을 전달했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제 북미회담도 잘 될 거고, 남북관계도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참석을 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지난해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의 물꼬를 튼 대회였다면,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한반도 평화의 물결이 넘실대는 평화의 대회가 될 것이다. 우리 국민들께서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지금 입장권을 사면 50% 정도 할인이 된다고 하니까 많이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951년 생으로, 제14회 행정고시 합격 후 제20대 관세청장, 제14대 국세청장, 제8대 행정자치부 장관, 제14대 건설교통부 장관 등 굵직한 행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제18, 19대 재선의원을 지냈으며, 지난해 제13대 광주광역시장(민선7기)에 당선되어 3번의 선출직에 당선됐다. 문재인 정부 초기 일자리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을 역임한바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2월 19일 서울 용산역에 위치한 광주·전남 비즈니스센터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폴리뉴스 이은재기자>
▲ 이용섭 광주시장은 2월 19일 서울 용산역에 위치한 광주·전남 비즈니스센터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폴리뉴스 이은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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