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검찰총장실로 집결 하라’ 긴급메시지 전파
홍영표 “한국당, 조국 관련 실체 없는 풍문은 사실무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6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항의방문, 검찰총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6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항의방문, 검찰총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자유한국당이 26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며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검찰총장실을 점거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해 “과연 검찰 블랙 리스트 수사가 전 정권에 대한 칼날과 그 기준 그 잣대로 똑같이 하고 있느냐, 이 부분을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민을 무시하는 검찰 행태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지만 문무일 검찰총장을 만나진 못했다. 이 과정에서 나 원내대표는 당 의원들에게 ‘지금 즉시 대검찰청 8층 검찰총장실로 집결해주기 바란다’는 ‘긴급 의원 소집’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날인 25일 대검찰청 방문 일정을 통보하고 검찰총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문 검찰총장이 의도적으로 자리를 비워 ‘야당을 무시하는 초유의 행동’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나 원내대표는 “검찰 총장은 어제 저희가 오늘 일정을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디론가 가버렸다”며 “왜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는 걸까. 이 건 수사에서 검찰이 정치검찰의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당의 대검찰청 방문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환경부 블랙 리스트’ 논란 등을 수사하는 담당 검사에 대해 비공식 석상에서 ‘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문제의 논란이 된 것은 조 수석의 발언 진위이지만 청와대는 “(조 수석에게 발언 내용에 대한) 확인을 해보니, 사실 무근”이라며 “조국 수석은 이런 말을 전혀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가짜뉴스에 기반한 주장”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與 “한국당, 법치주의 정면도전”
청와대 해명 직후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당의 대검찰청 항의 방문에 우려를 표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검찰총장실을 점거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며 “제1야당이 검찰수사가 자기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검찰총장실을 점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당이) 조국 수석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담당 검사를 통제하려 했다는 실체 없는 풍문을 이유로 점거하는데 사실무근”이라며 “오히려 동부지검은 실시간으로 수사 상황을 언론에 흘리는 노골적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피의사실 공표는 엄연한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 역시 “한국당이 왜 이렇게 무리를 하느냐. 상상 이상의 행동을 하는 것이 정말 걱정스럽다”며 “한국당이 국회를 마비시켰고 일절 협상을 하지 않고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있는데, 국회를 마비시키는 것도 모자라 정상적인 국정까지도 발목을 잡고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당은 이날 대검찰청 항의 방문에서 어떠한 물리적 충돌도 없었으며, 입장 표명 역시 대검의 요구대로 현관 밖에서 펼쳤다고 강조하며 ‘점거’가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이들은 문 총장 집무실 바로 옆에 위치한 접견실에서 5시간 가량 머물며 문 총장을 기다렸지만 끝내 면담을 이루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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