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시대적 명령… 노총 강한 조직이지만 국민 이길 수 있는 조직은 없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2월 19일 서울 용산역에 위치한 광주·전남 비즈니스센터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이은재기자>
▲ 이용섭 광주시장이 2월 19일 서울 용산역에 위치한 광주·전남 비즈니스센터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이은재기자>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노사민정 모두가 상생하는 사회 대타협형 일자리”라며 “희망이고 돌파구”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자동차공장 투자협약을 극적으로 체결하며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물꼬를 튼 이용섭 광주시장은 2월 19일 서울 용산역에 위치한 광주·전남 비즈니스센터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자들에게는 안정된 일자리, 기업에는 이윤과 경쟁력(을 제공하고), 지자체는 고용률이 올라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기업이 3500만원(초임 평균연봉)의 임금을 주면, 광주시가 중앙정부와 협력해 행복주택이나 공공임대주택, 어린이집, 문화시설, 체육시설과 같은 각종 복지 혜택으로 사회적 임금을 제공함으로써 임금은 다소 낮아도 삶의 질은 윤택하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이용섭 시장은 임금 하향평준화 등의 이유로 노조가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득권자의 이기주의’이고 ‘미래를 보지 못하는 단견’이라며 “현재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고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이 일자리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그게 바로 광주형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온 국민이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 광주형 일자리를 원하고 있고, 이는 “시대적 명령”이라며 “노총이 강한 조직이지만 국민을 이길 수 있는 조직은 없다”고 일침했다.

이 시장은 또 “광주형 일자리가 자동차사업만 성공시키고 끝나면 큰 의미가 없다”며 광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한국 경제 재도약의 계기가 되도록 “이 시스템을 자동차산업에서 다른 산업으로, 광주에서 전국으로 확산시키는데 광주가 지원할 역할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다음은 이용섭 시장과의 광주형 일자리 관련 인터뷰 전문이다.

-광주형 일자리가 전국적인 화제다. 경제가 어려운데 막힌 물꼬를 터줬다고 할까. 하지만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듯 앞으로 운영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지금까지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해달라.

광주형 일자리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첫 번째 사례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난관들이 많았고, 그런 만큼 성공하게 되면 성과도 크다. 원래는 광주 청년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한국 기업의 미래가 달린 대한민국의 희망이 됐다. 성공하면 광주에 12000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더 큰 효과는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치유하고, 한국 경제체제를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한국에서 사업하기 어렵다, 투자해봐야 수익내기 어렵다 했던 사람들이 떠나려다가 광주형 일자리가 되는 것을 보고 광주에 투자해도 되겠네? 하는 효과도 있고, 이미 떠났던 제조업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reshoring) 효과도 있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가 있다. 그래서 어렵지만 시대적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현대차 노조에서는 반대하고 있다. 노조가 반대하는데 어떻게 타결이 됐는지 좀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현대차 노조는 반대할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지금 자동차 공장의 평균 연봉이 9000만원이 넘는데 우리가 시작하는 완성차 공장은 초임 평균 연봉이 3500만원이다. 그러니까 현재 많이 받는 분들 입장에서는 하향평준화를 걱정해야 되고, 또 하향까지는 안 되더라도 임금 협상 때 임금을 올려달라고 하기가 거북스러울 것이다. 광주에서 낮은 가격에 좋은 자동차가 만들어지면 수요도 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될 것이다. 

그런데 상당 부분은 편견이고 오해다. 더구나 임금이 낮아지면 안 된다, 이런 걱정 때문에 반대하는 것은 일자리가 없어서 고통 받고 있는 수많은 청년들의 아픔을 외면하는 기득권자의 이기주의다. 미래를 보지 못하는 단견이라고 본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현재 고임금의 안정적인 일자리가 계속 갈 것처럼 생각되겠지만, 현재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고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이 일자리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그러니까 우리가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되고, 돌파구를 마련해야 된다. 그게 바로 광주형 일자리다. 

광주형 일자리는 현재 있는 일자리를 이어가는게 아니고 새롭게 일자리를 만들 뿐만 아니라 현재 있는 일자리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가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가중시킨다고 하는데, 이미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오히려 광주형 일자리가 성공하게 되면 자동차 산업에 혁신을 불러 일으켜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시간이 가면 이해를 해주시리라 믿는다. 

노총이 강한 조직이지만 국민을 이길 수 있는 조직은 없다. 온 국민이 일자리 창출과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 광주형 일자리 원하고 있고 이건 시대적 명령이다. 이 도도한 강물의 흐름을 아무도 막을 수 없다. 광주형 일자리는 희망이고, 돌파구다.

-생산할 차종이 내연자동차이고 소형 SUV다. 그런데 친환경 차가 대세인 흐름에 역행 아니냐, 소형 SUV 시장이 만만치 않은데 시장 창출이 가능한가, 이 두 가지를 지적한다.

단계적으로 접근할 거다. 아시는 것처럼 현재 전기차나 수소차는 시장성이나 수요가 없다. 사실상 정부가 거의 지원해주고 있다. 지자체가 그 돈을 들여 전기차나 수소차를 만들 수는 없다. 그래서 지금은 내연차로 시작하지만, 미래 자동차 산업의 환경 변화에 맞춰 적절한 때에 친환경 자율주행차로 전환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 

두 번째는 결국 가격과 품질 문제다. 현대차가 지금 경차를 못 만들고 있다. 현재와 같은 고임금으로는 이익을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3500만원 수준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만든다. 그리고 지금 자동차 시장의 세계적 추세를 보면 세단형에서 SUV, 다목적 스포츠카로 바뀌고 있다. 우리는 가격이 낮고, 각종 세제 혜택이나 여러 가지 혜택이 주어지는 1000cc 미만의 경차다. 울산에서 만들려고 하는 것은 경차가 아니고 액센트 후속 1600cc 소형차로 경차에 대한 세제 지원이나 이런 것이 없다. 결국 값싸고 품질 좋은 경차를 내보내면 국내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 할뿐만 아니라, 수출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

1월31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서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본부장,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문재인 대통령,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왼쪽부터)가 손을 잡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광주시청 제공>
▲ 1월31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서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본부장,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문재인 대통령,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왼쪽부터)가 손을 잡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광주시청 제공>

 

-광주형 일자리 평균 임금이 3500만 원 정도다. 지자체와 정부에서 사회적 복지환경 조성을 책임지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 중에 하나인 것 같다. 구체적 내용은 어떤 것인가?

임금은 초임 연봉이 주 44시간을 기준으로 3500만원 수준이다. 그리고 지자체가 중앙정부와 협력해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각종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 행복주택이나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어린이집 같은 육아시설도 제공하고, 문화시설과 체육시설도 제공한다. 이와 같은 것을 우리는 사회적 임금이라고 얘기한다. 

기업이 3500만원의 임금을 주고, 또 지자체가 중심이 돼서 사회적 임금을 주기 때문에 설령 현금으로 받는 임금은 다른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보다 다소 낮지만, 삶의 질은 그 분들 못지않게 윤택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노동자들에게는 안정된 일자리가 돌아가고, 기업에는 이윤이 나고 경쟁력이 올라간다. 우리 지자체는 고용률이 올라간다. 그래서 이건 노사민정 모두가 상생하는 사회 대타협형 일자리다. 

-노사민정에서 민은 뭔가? 앞으로 시장님이나 시에서는 경영에 참여하는 것인가?

노사민정은 노동계, 사측,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시민 전체를 아우르는 시민사회단체까지 광주 지역사회가 다 참여한다. 광주시는 1대 주주로 참여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직접 출자할 수 없기 때문에 간접 출자를 하고,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는다. 2대 주주로 현대차가 참여하는데 현대차는 출자자로도 참여하지만 차종을 개발하고, 그것을 우리 신설법인에 위탁하고, 신설법인이 생산하면 그 판매를 책임진다. 또 공장을 짓는데 기술을 제공하고, 완성차의 애프터 서비스도 맡는다.

-그럼 여기서는 제작만 하나?

그렇다. 제조공장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위탁생산을 이미 기아자동차가 동의오토에서 하고 있다. 그런데 동의오토는 민간기업이고, 우리는 지자체가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더 강력하게 보증을 하는 것이다. 

광주시 산하 노사민정협의회를 만들어놨다. 지자체의 역할은 노동하기 좋고,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다. 그래서 광주시는 지난 1월 14일 지자체 최초로 ‘노사상생도시 광주’를 선언했다. 노동자에게는 안정된 일자리를 드리고, 투자가에게는 적정 수익을 드려서 노동이 존중 받고, 기업하기 좋은 광주를 만들자는 거다. 

광주에서는 앞으로 노사민정 협의회가 참여해 분규 예방도 하고, 노사분규가 일어나면 조정, 중재, 해결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광주는 임금이 적정 수준이라 경쟁력 있고, 임금도 나오고, 노사분규 없는 노사상생도시, 산업화 도시가 된다. 그렇게 되면 경쟁력이 없을 수 없고, 광주에 투자 안 할 수가 없다. 

-대통령이 올해 안에 2~3군데 정도 광주형 일자리를 더 만들겠다고 했고, 경주, 포항, 구미, 군산, 이런 지역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 같다.

광주형 일자리가 이번 자동차사업만 성공시키고 끝나 버리면 큰 의미가 없다. 대통령과 정치권, 그리고 온 국민이 광주형 일자리를 성공시키라고 하는 것은 광주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라는 뜻도 물론 있지만, 이것이 한국 경제 재도약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 일자리가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일 것이다. 

많은 분들이 광주형 일자리를 새로운 법인 만드는 것만 생각하는데, 현재 광주에 있는 기업들도 광주형 일자리의 특성을 만족시키면 우리가 광주형 일자리 선도기업으로 지정해준다. 그래서 각종 세금 혜택을 드리고 지원도 해준다. 

이 시스템을 자동차 산업에서 다른 산업으로 확산시키고, 또 광주에서 전국으로 확산시키게 되면 이제 전국적으로 일자리도 만들어지고, 한국 경제의 구조조정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물론 처음 해보는 거라 그렇게 쉬운 과제는 아니다. 그렇지만 광주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은 우리보다는 더 쉽게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광주가 지원할 역할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예산은 중앙정부에서 따로 지원을 받나?

우선 21%를 우리가 출자한다. 그게 590억이다. 이건 순수하게 광주 예산으로 출자를 할 것이고, 다만 복지시설 만드는 것은 우리 힘만으로는 어렵다. 중앙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해서 국책사업으로 지원을 받고 있고, 체육관이나 진입도로 문제 등은 이미 지난 국회에서 예산 지원이 이루어졌다. 앞으로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게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뜻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2월 19일 서울 용산역에 위치한 광주·전남 비즈니스센터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폴리뉴스 이은재기자>
▲ 이용섭 광주시장은 2월 19일 서울 용산역에 위치한 광주·전남 비즈니스센터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폴리뉴스 이은재기자>

 

*이용섭 광주시장은 1951년 생으로, 제14회 행정고시 합격 후 제20대 관세청장, 제14대 국세청장, 제8대 행정자치부 장관, 제14대 건설교통부 장관 등 굵직한 행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제18, 19대 재선의원을 지냈으며, 지난해 제13대 광주광역시장(민선7기)에 당선되어 3번의 선출직에 당선됐다. 문재인 정부 초기 일자리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을 역임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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