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민심’서 앞선 오세훈, ‘당심’에선 황교안에 뒤처져
“여론조사 결과, 당심도 움찔하게 만들 것”
“전당대회, 당심 7대 여론 3...큰 흔들림은 지켜봐야”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오세훈(왼쪽부터), 황교안, 김진태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오세훈(왼쪽부터), 황교안, 김진태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어당황(어차피 당대표는 황교안)’이 ‘오세훈’이라는 변수로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는 민심을 황교안 후보는 당심을 얻으면서 한국당 당대표를 쉽사리 예견하기 어려워졌다. 다만 전당대회 투표가 당원 70%에 일반 여론조사 30%로 ‘당심’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마지막 선거전을 지켜봐야 한다.

2.27 전당대회는 2020년 총선에 대비하고 당의 쇄신을 책임질 당대표를 뽑는 선거다. 약 한달 간의 전당대회 준비 기간 동안 ‘어당황’, 황교안 전 총리의 대세론은 기정사실화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그간의 합동 연설회, 토론회 등을 통해 ‘확장성’을 설파했지만 역부족이었다.

21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오세훈 당 대표 후보가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1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오세훈 당 대표 후보가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반 민심’ 당 대표 선호도 ‘오세훈 우세’
하지만 ‘확장성’을 내세운 오 전 시장에게도 한줄기 빛이 생겼다. 아직 예견하긴 어렵지만 일반 민심은 오 전 시장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폴리뉴스>와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리서치(Data Research Center)>의 2월 정례 정치지표조사에서 오 전 시장은 전체 조사에서 28.5%로 21.5%의 황 전 총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오 전 시장은 지역별로도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황 전 총리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부산·울산·경남(황교안 23.7% 대 오세훈 29.3%) 뿐 아니라 서울(22.5% 대 31.2%), 경기·인천(17.0% 대 26.2%) 등 수도권에서도 오 전 시장이 황 전 총리에 앞섰다. 

연령별에 있어서도 오 전 시장은 60대 이상(황 31.2% 대 오 31.9%)에서만 황 전 총리와 팽팽했고 나머지 모든 연령층에서 황 전 총리에 우세했다. 특히 40대(9.2% 대 30.8%)에서 큰 격차로 앞섰고 50대(27.1% 대 33.9%)에서도 황 전 총리보다 지지율이 높았다.

한국 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성인 1001명에게 한국당 당대표 선호도를 조사해 2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오 전 시장은 37%로 1위를 차지했으며 황 전 총리는 22%를 기록했다. 김진태 의원은 7%에 그쳤다. 이중 33%는 의견을 유보했다.

‘총선 승리’를 다짐하며 수도권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해온 바 있는 오 전 시장은 서울 지역에서 46%의 지지를 얻었으며 인천 35%, 대전·세종·충청 52%, 부산·울산·경남 44%를 얻으며 3지역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는 황 전 총리는 보수의 심장이라 일컫어지는 대구·경북에서만 42%로 오 전 시장(37%)에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세대별로 살펴봐도 오 전 시장은 전 연령대에서 선두를 달렸다. 오 전 시장은 ▲20대 27% ▲30대 31% ▲40대 40% ▲50대 55% ▲60대 이상 47%를 기록했다. 이는 황 전 총리에 모든 연령대에서 앞선 것으로 60대 이상에서 조차 46%를 받은 황 전 총리보다도 앞선 수치다.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16%,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TK 당심은 ‘황교안’...황교안 42%vs 오세훈 37% 
앞서 살핀 여론조사 결과는 ‘민심’에 해당한다. 전체 선호도 조사에서만 오 전 시장이 앞선 결과인 것이다.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한국당 전당대회는 당원 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로 결정된다. 한국당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약 38만명으로 전국 성인(2019년 1월 기준 4304만명)의 1%를 밑도는 규모다. 따라서 일반 민심만으로 한국당 전당대회의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때문에 여론조사를 진행한 갤럽 역시 “일반적인 휴대전화 무작위 표본 추출 방식으로 1000명을 조사할 때 표집되는 한국당 선거인단은 10명 미만으로 예상할 수 있으며 이는 분석 가능한 인원이 아니다”라며 “이 조사만으로는 경선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우며 단지 일반국민 인식을 파악하는 데만 참고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가장 이슈가 된 연설회는 TK지역이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TK 지역은 전체 책임당원 34만여명 중 9만여명이 몰려있는 만큼 당내 선거에 있어 가장 큰 ‘표밭’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갤럽 조사에서도 한국당 지지층 188명에게 어느 후보에게 가장 호감이 가냐고 질문한 결과에선 황 전 총리가 52%로 오 전 시장 24%에 크게 앞섰다.

<폴리뉴스>와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리서치(Data Research Center)>의 2월 정례 정치지표조사에서도 보수진영에선 황교안 전 총리가 35%로 오세훈 전 시장 30.5%에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경북 지지도에서도 황 전 총리는 39.2%를 얻으며 오 전 시장 22.9%에 앞섰다.

또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한국당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당대표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에선 황 전 총리가 과반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여기에 김진태 의원 또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뉴스통신사인 UPI 한국미디어 <UPI뉴스·UPINEWS+> 의뢰로 지난 16~17일 이틀간 한국당 지지층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황교안 전 총리가 59.5%의 지지를 얻어 22.3%, 15.8%에 그친 김진태·오세훈 후보를 압도했다. (이 조사는 <UPI뉴스 & UPINEWS+>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 지난 16~17일 2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자유한국당 지지층 1,000명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시스템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2.0%다.)

때문에 오 전 시장의 ‘확장성’이 민심에는 영향을 미쳤지만 전당대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당 지지층과 보수진영, TK지역에서 황 전 총리에게 뒤처지는 만큼 오 전 시장은 남은 기간 ‘당심’을 얻어야 이번 전당대회의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당심, 요동칠 가능성 높다”
이와 관련해 보수 유튜브를 진행하는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22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여론조사로 닷새 남은 전당대회가 상당히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황 평론가는 “황교안 대세론이 전반적으로 주도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사실 민심에 있어서 오세훈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다는 것이 나타났다”며 “역선택의 이야기도 있지만 뚜껑을 열어봤을 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그는 “TK지역에서도 오세훈 후보가 일반 국민 민심에서 앞서는 만큼 당심과 민심에 차이가 있다”며 “일반 민심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을 경우 당심도 움찔하고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큰 흐름 바꿀 수 있을지 지켜봐야”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이 ‘일반 민심’을 얻고 황교안 전 총리가 ‘당심’을 얻고 있다는 여론조사로 이번 전당대회에 큰 변수가 생기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당 지도부인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22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예상된 결과”라며 “황교안 후보의 경우에는 당원들과 우파성향이 강한 분들에게 지지를 받았고 오세훈 후보의 경우에는 중도적인 분들이 지지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의 일반적 분석이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며 “오세훈 후보에 대해선 역선택도 있었다고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 정책위의장은 “전당대회는 당원 7대 여론 3이기 때문에 큰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여부는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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