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불출마하면 개혁 보수 마음 둘 곳 없어”
“비대위 광주 내려가서 ‘5.18망언’ 진정어린 사과해야”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 보이콧을 선언했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2일 국회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 보이콧을 선언했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2일 국회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당권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2일 2·27전당대회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그동안 오 전 시장은 홍준표 전 대표, 정우택·심재철·안상수·주호영 의원 등 당권주자 5인과 함께 전당대회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겹친다는 이유로 전대 일정을 2주 이상 연기하지 않을 경우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전대 일정 연기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으며 오 전 시장은 결국 ‘전대 보이콧’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 전대 출마를 선택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5.18 모독’ 망언 파문으로 드러난 한국당의 우경화 현상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정치’ 논란 등이 전대 참여를 선택하게 된 배경이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정말 고뇌하고, 고민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 다시 섰다. 당의 비상식적인 결정들에는 아직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한국당이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 아니라, 특정 지역 특정 이념만을 추종하는 정당으로 추락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모독’ 망언 파문과 관련 “이번 5.18공청회 사태에서 보듯 한국당은 과거회귀 이슈가 터지면 수습불능이 될 정도로 취약한 정당”이라며 “보편적인 국민 정서까지도 무시한 채, 무모한 행동도 서슴치 않는 정당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가 바로 잡겠다”며 “많은 당원동지들께서 ‘이대로는 안 된다, 개혁보수의 가치를 꼭 지켜달라’ 는 말씀을 주셨다. 국민과 당원여러분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더 이상 당과 보수의 몰락을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다”며 “제가 먼저 변화의 선봉에 나서겠다. 보수정당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당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과속, 불통, 부패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우는 한국당의 대표 전사가 되겠다”며 “총선 승리를 통해 수권 정당의 토대를 마련하고 정권을 탈환하라는 당원들의 준엄한 목소리에 부응하는 한국당의 대표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또 “과거로 퇴행하는 당의 역주행을 막아내겠다. 미래로 나아가겠다”며 “보수대통합을 이뤄내 정권을 심판하는데 힘을 모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 “한국당 우경화, 일회성 아니라는 위기감 생겨”
   “한국당 두 전직 대통령 위한 정당 아냐” 

오 전 시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해서 일어나지 않아야할 일이 일어났다”며 “이런 변화가 일회성일 수 없다는 위기감이 생긴다. 개혁보수 입장을 좀 더 보강을 해도 국민 마음을 얻어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점차 우경화해서 국민 마음과 괴리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저를 걱정스럽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당권주자들간의 후보등록 거부 약속에 묶여 출마를 안하면 개혁 보수, 보수 우파를 지지하는 분들이 마음 둘 곳이 없다. 투표할 곳이 없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된다”며 “그 점 때문에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오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마음이다”며 “사실 두 전직 대통령(이명박 박근혜)이 모두 수감돼있는 상태이고 수감 기간이 길어지면서 보수를 지지하는 분들, 당원들 마음에는 굉장한 애처로움과 안쓰러움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 마음이 박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를 가능하게 한 환경으로도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두 전직 대통령의 재판이 빨리 끝나고 사면복권돼서 영어의 몸이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다”며 “그러나 우리 당이 보수우파를 위한 정당이지 두 전직 대통령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는 것을 당원들이 깊이 인식하고 우리의 마음이 잘못된 방향으로 표출될 때 국민 대중의 사랑과 지지에서 멀어진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를 향한 분노를 다스리면서 정제된 형태로 총선에서 이기고 대선에서 이겨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고 나라가 잘못 가는 길을 바로잡고,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서 합심해서 나갈 수 있는 정치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호소드릴 주자가 없다”며 “이런 점 때문에 고민 기간을 거쳐서 어제 함께 후보등록을 거부한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한국당의 ‘5.18 망언’ 파문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국회 윤리위 제소가 됐든 당 징계 논의가 됐든 진정성 있는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며 “우리당이 광주에 내려 가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서 역사적으로 이미 정립된 사실에 대해 서툴게 문제 제기해서 국민적 오해를 일으키고 당의 정체성에 부정적 영향을 준 부분에 대해서 진정성을 담아 사과 말씀을 드리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선긋기가 전당대회 표심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후보 입장에서 오늘 드린 말씀이 대구경북 정서에 어긋나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선거전에서 불이익 본다고 해도 감수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