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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 ‘조기등판’으로 탄력받은 황교안 대세론, ‘황풍(黃風)’ 언제까지?

‘당 대표’ 경선이 첫 관문, 리더십 발휘·검증 통과·한계 극복 등이 관건

여권 대선 잠룡들의 ‘잔혹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보수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정치권에 ‘조기 등판’한 후 대세론, ‘황풍(黃風)’을 더욱 더 키워가고 있다.

여권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미투 파문’으로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났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여배우 스캔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 의혹 등 각종 사생활 논란에 휩싸이면서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은 상황이다. 여기에 김경수 경남도지사까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풍부한 잠룡군’을 확보하고 있어 여유가 있던 여권은 대선주자 후보군들이 줄줄이 치명상을 입으면서 당혹해 하고 있고, 반면 궤멸 위기감에 휩싸여 있던 보수야권은 황교안 전 총리가 부각되면서 활기를 띄는 분위기다.

▲ ‘엠브레인’ 황교안 13.8%> 유시민 10.6%> 이낙연 10.0%
    ‘리얼미터’ 황교안 17.1%> 이낙연 15.3%> 이재명 7.8%

그동안 보수진영 범야권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선두를 달리던 황 전 총리는 최근 일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보수·진보 진영을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문화일보는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 특집 차기 대권후보 선호도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 황 전 총리가 13.8%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고 1일 보도했다. 

뒤이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10.6%, 이낙연 국무총리 10.0%, 박원순 서울시장 6.2%, 심상정 정의당 의원 5.3%,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 4.7%, 이재명 경기지사 4.5%,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3.6%,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3.3%,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 1.6%, 김경수 경남지사 1.1%,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0.7% 등의 순이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월 21∼25일 전국 성인 2천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에서 황 전 총리는 17.1%를 기록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5.3%로 나타났다.

황 전 총리가 이 총리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선 것은 리얼미터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이후 처음이다.

뒤이어 이재명 경기지사가 7.8%, 박원순 서울시장 7.2%, 김경수 경남지사  6.7%, 정의당 심상정 의원 6.3%,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 6.0%,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5.9%, 오세훈 전 서울시장 5.3%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4.3%,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 3.3%,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2.3%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당 대표되면 지지율 더 상승할 것”
     당대표 당선되더라도 앞길은 험난...

지난달 15일 한국당 입당으로 당초 예상보다 정치권에 ‘조기 등판’하면서 탄력을 받은 황교안 전 총리의 대세론, ‘황풍(黃風)’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황 전 총리가 등판했을 때 일각에서 제기됐던 ‘제2의 고건, 제2의 반기문’ 우려를 불식시키고 대세론을 굳힐 수 있을까. 

2022년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는 아직까지 3년여가 남았다. 차기 대선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고도 멀고, 그 사이 정치적 변수는 수도 없이 터질 것이 뻔하다.

황 전 총리는 일단 눈앞에 보이는 2·27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이라는 첫 번째 관문을 넘어야만 한다. 만약 당 대표 경선에서 낙선한다면 정치권에 진입하자마자 정치적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고, 당권 획득을 발판으로 대권 도전에 나서려던 ‘정치 로드맵’ 구상은 처음부터 다시 짜야만 한다.

또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험난한 앞길이 기다리고 있다. 당 내 계파갈등 해소와 보수대통합이라는 숙제도 해결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올해 4월 재보궐 선거와 내년 4월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확고한 리더십, ‘황교안의 힘’의 실체를 보여줘야만 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5일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황 전 총리의 대세론 유지는 전당대회 결과에 달렸다”며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되면 상당한 정도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분위기로 보면 집권여당에서 계속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잘 야당 대표로서 선명한 투쟁성을 보이고 수권정당으로 대안을 제시하느냐에 따라서 지지도가 20%에서 25%정도까지도 오를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 ‘탄핵·국정농단’ 프레임 극복, 검증 통과해야

황 전 총리는 또 정치권에 진입하게 되면 통과의례 과정처럼 거쳐야만 하는 검증을 무사히 잘 통과해야만 한다. 황 전 총리가 등판하자마자 상대 진영인 여권 뿐만 아니라 당내 경쟁 세력으로부터도 공세가 시작된 상태다.

여권은 황 전 총리가 박근혜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이자 탄핵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다는 점에서 ‘탄핵·국정농단’ 책임론을 제기하며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는 당내 당권 경쟁자들도 제기하고 있는 공세 ‘포인트’다.

당권경쟁자인 홍준표 전 대표의 경우 황 전 총리가 병역 의무와 관련해 피부 질환인 만성 담마진 판정으로 징집 면제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 “더 이상 한국당이 병역 비리당이라는 오해를 받지 말아야 한다”며 철저한 검증을 주장하고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폴리뉴스’ 통화에서 “지금까지 황 전 총리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며 “황 전 총리가 개인사에 대한 검증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냐가 관건이다. 의혹이 제기되고 해명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한국당은 한 발짝도 미래로 나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또 “황 전 총리가 탄핵 총리, 국정농단 세력의 2인자라는 프레임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지켜보고 있다”며 “현재 대답을 회피하고 원론적인 얘기만 하고 있는데 앞으로 계속해서 명확한 입장을 강요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황교안 지지층 한계, 확장성 부족 극복 가능할까

‘박근혜’ 그림자가 강한 황 전 총리에 대한 지지가 영남과 장년층에 국한돼 있다는 것은 확장력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수도권과 젊은 유권자층에까지 지지를 넓히는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의 필승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한때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전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그 결과가 수도권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한 가상 분석, 2020년 총선을 공격적으로 치를 것인지, 방어적으로 치를 것인지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황 전 총리가 TK(대구·경북) 지역에 강점이 있는 대신 수도권은 취약하다는 말을 염두에 둔 것인가’라는 질문에 “여러 의원의 고민이 있고, 그 고민이 무조건 틀렸다고 이야기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황 전 총리는 대구·경북(31.5%)과 부산·경남·울산(21.2%)에서 가장 강세를 보였고, 서울(16.2%)과 경기·인천(14.0%)에서는 지지세가 약했다.

2위를 기록한 이낙연 총리의 경우는 서울에서 15.3%, 경기·인천에서 16.9%로 나타났다.

황 전 총리는 연령대 선호도에서는 50대(20.5%)와 60세 이상(27.5%)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만19세 이상에서는 7.8%로 지지가 가장 낮았고, 30대 12.8%, 40대 12.0%를 기록했다.

이낙연 총리의 경우는 19세 이상(12.5%), 30대(18.0%), 40대(17.3%), 50대(14.8%), 60세 이상(14.1%) 전 연령층에서 10%대의 지지를 받았다.
 
엠브레인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황 전 총리는 60세 이상(33.3%)에서 특히 강했고 2위인 유시민 이사장은 30대(17.6%)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황 전 총리는 지지세의 확장력이 없다”며 “영남에만 맞는 행보를 해서는 안되고 수도권에 맞는 행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소장은 “당대표가 되고나면 본인의 메시지나 주변의 인물 배치를 통해서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며 “황 전 총리의 주변에 박근혜 정권의 적폐세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경제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함께 이끌 수 있는 주요한 인물들을 병풍처럼 세워 원래 갖고 있는 이미지를 상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황태순 정치평론가의 경우는 황 전 총리의 확장력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되면 다음 총선이 ‘박근혜 최순실 대 노무현 문재인’ 구도가 돼서 한국당이 불리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것은 1년 뒤에 가봐야 한다”며 “1년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문재인 정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문재인의 공천이 득이 될지는 모르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 황교안의 강경보수 겨냥한 ‘색깔론’, 중도층 확장에 한계

이와 함께 황 전 총리가 당 대표에 출마하며 꺼내든 ‘색깔론’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지난달 29일 당대표 출마 선언에서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며 “철지난 좌파 경제실험 소득주도성장이 이 정권의 도그마가 되었다”고 비판했다.

또 “김정은을 칭송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세력들이 당당하게 광화문 광장을 점령하고, 80년대 주체사상에 빠졌던 사람들이 청와대와 정부,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극렬 지지세력인 극우성향의 태극기부대에 대해서는 “그동안 우리나라를 지금 여기 있도록 헌신하고 봉사하신 귀한 분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이같은 행보는 영남권·노령층과 강경 보수층 지지 확보에는 유리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중도층 확장에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황 전 총리가 출마선언을 하며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 좌파경제’ 등 1980년대나 있을 법한 색깔론적 이야기를 했다”며 “지금이 어느 시대냐. 80년대 색깔론으로는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잡고 주도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비판을 가했다.

 

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을 총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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