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이제민 부의장-이정동 특보와 재정·혁신 등 경제현안 의견 나눠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신임 부의장(가운데),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오찬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신임 부의장(가운데),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오찬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과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함께 오찬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부의장과 이 특보는 ‘확장적 재정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해 정부의 지방현안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에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이제민 부의장과 이정동 특보와의 오찬 자리에서 우리 경제와 혁신, 재정 분야 등 여러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정부 재정과 관련해 이 부의장은 문 대통령에게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재정을 긴축해온 측면이 있다”며 “올해 확장적 재정운용이 필요하다. 우리 공무원들은 재정건전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너무 강하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재정확장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확장적 재정운영에 대한 정부가 공격적으로 나서라는 주문이다.

이정동 특보도 “재정확장을 개인 돈으로 보면 주머니를 키우는 건 케인즈식으로 하고 쓸 때는 슘페터식으로 혁신적으로 하는 게 좋다”며 ‘혁신’ 개념이 도입된 재정확대정책을 주문했다.

이 특보는 이와 관련 “개인적으로 가수 조용필을 좋아한다. 조용필이 지난해 50주년 콘서트를 했는데 놀라운 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거다. 어떤 가수는 주구장창 같은 노래만 부르는데 조용필은 끊임없이 한발씩 내딛는다”며 “그게 혁신”이라고 예를 들었다.

또 공공부문과 관련해 이 부의장은 “우리 국민들이 공공부문 확대에 대해 거부감이 크다. 경찰·소방공무원을 늘린다면 ‘놀고 있는 공무원들이 많은데’라는 조건반사적 반응을 보인다”며 “그러니 공공부문 확대와 더불어 공공부문 개혁을 함께 가져가야 한다. 옛날처럼 사람 자르는 개혁이 아니라 일을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방향성을 결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실패와 관련된 주제에서 “김대중 대통령 시절 벤처기업을 처음으로 만든 사람들은 대부분 실패했다. 그러나 그걸 인수한 사람들은 성공을 했다. 창업자들이 8~9부 능선까지 올라갔다가 마지막 고비를 못 넘겼던 건데 인수자들이 앞 사람들의 실패를 교훈삼아 성공률을 높인 것”이라는 생각을 내놨다.

이에 이 특보는 “실패를 해도 사회가 이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뒷배가 튼튼해야 앞으로 나간다”고 말했고 이 부의장은 “과거 디제이 정부 때는 대기업 출신들이 회사를 나와서 창업을 많이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이 받쳐주질 않으니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더 이상 경험 있는 사람들이 도전적인 창업을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안전망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혁신과 관련해 이 특보는 “중국은 벤처기업들이 정부의 힘으로 창업을 하고 성장을 한 뒤 실리콘밸리에 가서 큰돈을 번다. 한국의 인재들은 다들 대학에 몰려가서 논문 쓰는데 매달리는 데 반해 중국은 현장에서 물건을 만들고 돈을 번다. 현장의 공무원들이 민간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장 책임자가 도전을 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라고 한국에서의 혁신환경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성문법 체계와 관련이 있다. 법적인 근거가 없으면 과감한 행정을 펼 수가 없다. 감사원 문책이 두려우니 자기가 다쳐가면서까지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금지돼 있지 않으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도록 법령을 폭넓게 해석해줘야 한다. 감사원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으나 아직은 공직문화가 굳어져있다”고 법의 틀에 갇힌 공직문화에 대해 얘기했다.

또 이정동 특보는 “미국 창업자의 나이는 평균 40대 중반이다. 실리콘밸리 활동하는 하이테크 창업자 평균 나이는 50대다. 경험이 풍부하고 시행착오가 온몸에 새겨진 사람들이 창업을 하는 거다. 우리나라처럼 20대가 아니다. 정부도 이런 경력자 창업을 지원해야 한다”며 경력자 창원 지원을 주문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 말이 마음에 든다. 우리가 시니어 창업이란 말을 써 뭔가 어색했는데 앞으로는 경력자 창업이라는 말을 써야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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