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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구의 정국진단] 황교안, 탄핵 책임론에 제대로 답변하라

김능구의 정국진단, 2019년 두 번째입니다.

우리 정치에 어제 새로운 계기가 발생했습니다. 황교안 전 총리가 한국당에 입당한 겁니다.

우리 정치사에서 총리를 역임한 분이 정치계에 들어왔을 때 큰 반향이 있었습니다. 이회창 전 총리가 97년도 신한국당 대통령 경선에서 당당히 1등을 했고요. 고건 전 총리도 2007년 대선에서 거의 10개월 이상 1위에 마크된 적도 있습니다. 최근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얼마나 인기가 높았습니까. 반기문 총장을 옹립하기 위해서 당시 새누리당의 많은 의원들이 탈당하기도 하고 탈당 대기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반기문 총장이 보수 후보가 되었을 때 중도도 아우르며 당선 가능성이 높을 거라 예측했습니다. 물론 20일 만의 낙마로 허망하게 끝났지만요.

이처럼, 총리 출신이 정치계에 들어오면 우리 국민들은 상당히, 보수든 진보든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황교안 전 총리도 한국당에 입당하기 전부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범보수 진영에서는 1위를 마크했고요. 그런 분이 드디어 어제 자유한국당에 입당했습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국민이 원하는 길을 가겠다. 나라를 위한 길을 가겠다’고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한국당 입당과 당권을 두고 싸우는 전당대회 참여는 아직 시기가 아니지 않으냐는 평가가 있었고, 내년 총선 전에 당에 들어와 일정 역할을 하면서 대권 가도로 가지 않을까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어제 황교안 전 총리가 전격 입당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자유한국당이 한 자릿수 지지율에서 헤매다가 15~20%가 넘는 지지율로 살아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자유한국당이 살아나고 있을 때 합류해서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쥐는 것이 향후 대권 가도에 있을 여러 가지 논란들을 잠재울 수 있고, 본인에게도 훈련의 시간이 될 것이라 판단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문재인 대통령도 2012년 대선 패배 후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당대표에 도전했습니다. 그때 박지원 대표와 상당한 논쟁이 있었지만 가장 큰 부분은 ‘대선주자는 대선 경선에 나와야 하고 대선주자를 키우는 등 당을 키우는 역할은 대선주자가 아닌 대표가 해야 한다'는 것이 박지원 대표의 일관된 주장이었습니다. 거기에 문재인 대표는 ‘결국은 당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이 지금부터 당을 변화, 혁신하는 일부터 책임지고 해나가야만 대선 승리도 가능하다’는 논리로 답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이후 안철수의 탈당과 분당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쨌든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제1당이 되고,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보궐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었습니다.

이런 우리 정치사에서 볼 때, 황교안 전 총리는 관료 출신이지만 엄중한 결단을 했다고 봅니다.

어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다들 궁금해했던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이야기할 것인가였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낸, 박근혜 정부의 2인자가 국정농단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지고 국민들에게 어떤 사과를 할 것인가가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었습니다.

대답은 단순했습니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말과 '모든 것을 적폐로 몰아선 안된다.’ 이 두 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탄핵 책임론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을 하면 '미래지향적 통합이 필요하다'고 반복해서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정당에서 맹폭을 가했습니다. ‘후안무치하다’, ‘뻔뻔스럽다’ 등등의 이야기들이 쏟아졌습니다. 누가 봐도 박근혜 정부의 2인자였습니다. 나라 전체를 뒤흔들고 국민들을 슬프게 한 사건으로 1200만여 명이 거리에 나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촛불시위가 아직도 국민들 가슴에 생생합니다. 그렇게 만든 2인자가 정치판에 들어오면서 하는 답변이었습니다. 그것에 대한 준비가 덜 됐다고 이야기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런 식으로 넘어가려고 했다고 봐야 할까요.

이 부분은 다른 정당은 물론이고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비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친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홍문종 의원은 황교안 전 총리의 입당 자체를 환영하면서도 ‘무혈입성’이라 평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현재 영어의 몸으로 구치소에 갇혀 있는데, 이에 대해 2인자로서 어떤 일을 해왔는가. 돌팔매가 있다면 본인도 온전히 그것을 맞고 국민들에게 석고대죄를 하면서, 국민들이 기회를 주면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정서가 깔려 있다는 겁니다.

일찍이 김무성 전 대표는 본인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이야기하면서 ‘최소한 이번에는 박근혜 국정농단의 책임자, 탈당 후 복당한 사람들,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불출마해야 한다’ 말했습니다. 그건 기본이란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황교안 전 총리는 그 모든 책임에도 불구하고 뉴 페이스처럼 등장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2가지의 검증절차가 전개되리라 봅니다.

향후 한 달 정도의 검증 과정이 있을 것입니다. 반기문 총장은 20일 만에 낙마했습니다. 황교안 전 총리는 계속 유체이탈 화법 등으로 피할 수만은 없을 겁니다. 과연 박근혜 정부의 2인자로서 탄핵 책임론에 대해 어떤 식으로 국민들에게 토로하고 고백하고 사과할 것인가가 중요하리라 봅니다.

그리고 개인 신상에 관해서도 검증 과정을 거칠 겁니다. 현재 황교안 전 총리의 지지도는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50%가 넘습니다. 그동안 당권을 위해 뛰어왔던 정우택, 오세훈, 김진태 이런 분들하고는 차원이 다르게 지지율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권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사람이 당에 들어왔기 때문에 그나마 대선에서 싸울 수 있는 사람에게 지지가 몰리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봅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본인의 책임에 대해 어떻게 고백하고, 당권 도전에 대한 비전과 보수 혁신에 어떤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지, 총선 승리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치게 될 것입니다.

차기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키를 쥘 선장을 뽑는 일은 다음 달 27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과연 이런 검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인기에만 영합해 당대표가 된다면 결국 자유한국당은 친박 프레임에 갇혀 '도로 친박당'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황교안 전 총리 본인을 위해서도, 그리고 당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지금 국민적인 심판, 끝없는 추락 속에서도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보수와 진보의 양 날개로 날아야만 국가의 건전한 발전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안보, 경제, 사회 등 모든 문제에 있어서 보수가 건강하게 재탄생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일입니다. 황교안 전 총리께서 애국심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나라를 살리기 위해 나왔다면, 모든 국민과 언론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고 설득을 해야 할 것입니다. 황교안 전 총리의 다음 메시지와 행보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폴리뉴스 김능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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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주 기자

자치단체장 인터뷰와 지자체 뉴스 등을 전합니다.
급변하는 미디어 생태계에 휩쓸려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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