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방북=개성공단 재개 수순' 시각에 신중 행보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통일부가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제출한 방북 신청에 대한 승인을 일단 유보하고 다음 주 다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신청과 관련해 "검토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내일 연장 통지 등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관련 민원 처리 기한이 제출일로부터 7일(평일 기준) 이내로 원래 17일까지이지만, 추가로 7일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오는 25일까지 승인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루겠다는 것이다.

    앞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개성공단에 두고 온 시설을 점검하겠다며 16일 방북을 희망한다는 신청서를 지난 9일 통일부에 제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만약 16일을 넘겨 승인한다면 (방북 날짜는) 민원인인 원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한다"며 "관계부처 협의와 국제사회 이해과정, 북측과 구체적인 협의 등 절차를 거쳐야 해서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승인 유보 배경을 설명했다.

    '국제사회 이해는 어떤 측면에서 필요하냐'고 묻자 이 당국자는 "제재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며 "미국 등 국제사회와 협력을 통해 그런 부분을 원만히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방북 자체가 제재에 어긋나는 건 아니다'라는 지적에는 "제재에 직접 저촉되지는 않는데, 개성공단 기업인의 방북이기 때문에 개성공단하고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도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국민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자산점검 방북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면서도 "개성공단은 좀 특이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이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최대한 신중하게 풀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통일부가 "기업인들의 방북은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검토되는 것"이라며 "개성공단 재가동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각도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후반 열릴 예정인 한미워킹그룹 화상회의를 통해 미국의 개성공단에 대한 접근법이 드러나면 정부의 기업인 방북 문제 처리 방향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기업인 방북과 워킹그룹이 꼭 연계됐다고 보진 않는다"며 "남북간에 이뤄지는 현안들에 대해서는 한미간에 기본적으로 어떤 개요라든지 취지라든지 기본적인 중요사안들이 다 공유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은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 시절 개성공단이 중단된 이후 이번을 포함해 총 7차례 방북을 신청했지만, 아직 개성공단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신청 요건과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교류협력법상 신청 요건은 방북인의 인적사항과 북측의 초청 의사 등인데, 북측도 (방북에) 기본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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