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022년 바젤Ⅲ 규제 개편안 도입·시행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4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금융감독기관장 및 중앙은행총재(GHOS)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4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금융감독기관장 및 중앙은행총재(GHOS)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 바젤위원회가 은행이 투자하는 금융상품 중 시장리스크로 분류해야 하는 대상을 정하는 등 시장리스크 규제 개정안을 최종 승인했다.

15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바젤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금융감독기관장 및 중앙은행총재(GHOS) 회의에서 이와같이 결정했다. 회의에는 한국 대표로 이주열 총재도 참석했다.

바젤위원회는 2017년 12월 최고위급 회의에서 신용·운영리스크 등을 포함한 바젤Ⅲ 규제 개편안을 확정했지만 시장리스크 규제 개편안은 합의하지 못했다.

바젤위원회는 우선 은행이 투자하는 금융상품 중 시장리스크로 분류해야 하는 대상을 명확화하기로 했다.

현재 은행이 투자하는 금융상품의 리스크를 측정할 때 부실 가능성으로 위험도를 평가(신용리스크)하거나 금리나 환율, 주가 등 시장가격 변동을 기준으로 위험도를 평가(시장리스크) 한다.

예를 들어 회사채에 투자하면서 '신용' 기준으로 위험을 평가하면 채권의 부실 가능성이 반영돼 가격이 달라진다. '시장'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해당 채권의 가격 변동성을 반영해 자산 가치를 측정한다.

지금은 은행이 두 가지 기준 중 유리한 방식으로 위험을 평가해 계정을 분류하고 때로는 상황에 따라 평가 기준을 바꿔 계정을 다시 분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은행이 임의로 자산 평가 기준을 바꿔가며 장부상 차익을 얻는 행위를 할 수 없다.

바젤위원회가 은행이 시장리스크로 산출해야 하는 금융자산을 명확하게 정하고 재분류도 엄격하게 제한하도록 합의했기 때문이다.

시장리스크로 분류된 상품들의 위험도가 정교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리스크 산출방법도 개선하기로 했다.

지금은 시장리스크를 산출할 때 위험금액(VaR·Value at Risk) 모형을 사용한다. 이 방법은 발생 가능성은 작지만 한 번 발생하면 피해가 매우 큰 꼬리 리스크(tail risk)를 제대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고려해 바젤위원회는 시장리스크 산출 모형을 VaR에서 예상손실 모형(ES·Expected Shortfall)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바젤위원회는 일부 불명확한 규제 내용을 명확히 하고, 은행업계 규제이행 부담은 경감될 수 있는 방안도 결정했다.

금감원은 이번에 개편된 규제가 2022년 1월부터 국내에 원활하게 도입·시행될 수 있도록 로드맵을 수립하고, 유관기관 및 국내 은행업계와 협의하기로 했다.

한은은 시장리스크 규제 체계가 수정됐지만 국내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은행은 예금, 대출 업무에 치중하는 터라 다른 글로벌 은행보다 이익을 얻기 위한 외환, 채권, 주식, 파생상품 거래 등 수익성 거래 규모가 작아서다.

한은 관계자는 "수정된 시장리스크 규제는 금융기관의 수익성 거래 때문에 은행 손실이 과도하게 커지지 않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도 "국내은행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앞으로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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