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PD수첩 사건을 처음 담당한 임수빈 변호사가 8일 저녁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당시 강제수사 등을 지시한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PD수첩 사건은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정운천)가 2008년 4월 광우병 논란을 보도한 PD수첩 제작진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 하면서 시작됐다.

임수빈 변호사는 당시 이 사건을 담당한 부장검사였다. 그는 ‘PD수첩 제작진이 일부 사실을 왜곡했지만 농식품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강제소환 등에 반대해 결국 2009년 1월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다.

지난 9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강제수사를 하라는 외압을 가하는 등 검찰권 남용행위가 있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임수빈 변호사는 JTBC 뉴스룸에 나와 지난 10년 동안 말을 아꼈던 이유에 대해, "검찰 조직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지만 "그 당시 높은 자리에 계신 분들이 취하셨던 처사를 얘기하게 되면 누워 침뱉기 식으로 부끄러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이번 조사결과 발표를 두고 "저는 물론 옷을 벗고 나왔지만 (후배들은) 그 후에 많은 인사상 불이익을 입었”다며, "상부의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않고 소신을 지킨 1차 수사팀, 너희 참 잘했다 하는 표현이 한 번이라도 들어가야 된다"고 말했다.

부당한 수사 압력을 행한 검찰 외부의 윗선이 어디냐는 앵커의 질문에 말을 아꼈지만 '대검, 검찰총장이 일선 검찰에 가해지는 외풍을 막아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청법도 검찰총장에게 그런 직무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사결과에도 "그 직무가 제대로 수행되었는지 또 수행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앞으로의 검찰총장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런 내용들이 담겼어야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 변호사는 수사 개시 자체가 문제라는 조사위의 판단에 대해서는 입장을 달리했다. "농수산부가 수사의뢰를 한 상황에서는 MBC PD수첩의 보도내용이 어디까지가 맞고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를 국민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임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당시 수사팀에 속해 있던 후배 검사들 5명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외압과 인사상의 불이익을 감수한 “당신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